내용요약 금융을 결합한 알뜰폰과 환전·현금인출 드라이브 스루 도입 추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알뜰폰 사업과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신청한 알뜰폰 사업과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서비스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규제 샌드박스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가운데 시장 경쟁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고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할 19개 혁신금융 우선심사 대상을 지난 1일 발표했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과 우리은행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이 대상에 포함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존 체계로는 규제를 풀기 어려운 산업에 우회로를 터주려는 제도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금융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소비자가 제공받게 하기 위해 휴대폰 유심(USIM)에 은행 인증기술을 탑재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삼성전자와 지난달 24일부터 금융앱을 스마트폰에 탑재한 ‘KB스타폰’을 출시했다. ‘KB스퀘어’를 통해 빠른이체 화면과 엣지 메뉴에 간편송금 등을 가능하게 하며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기 테스트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공항 인근 주차장에서 차량에 탑승한 채로 편리하게 환전 및 현금인출(100만원 미만)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진행하려는 알뜰폰 사업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낮고 업계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792만여명으로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후불가입자는 357만여명, 선불가입자는 353만여명이다.

알뜰폰을 실제로 사용하는 숫자는 선불가입자를 제외해야 하는데 그러면 사실상 알뜰폰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7.7%로 떨어진다.

알뜰폰 업계가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과기부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알뜰폰 업계 전체의 영업적자는 264억원, 2016년 317억원, 2015년 511억원, 2014년 965억원, 2013년 908억원이다. 영업손실액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성장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이통 3사가 3G를 도입할 때 2G를 도입할 정도로 경쟁력이 낮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제공하려는 드라이브 스루에 대해 안전성을 걱정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전국에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DT매장)은 550곳을 돌파했고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중심으로 이뤄져온 DT매장에 대해 타 브랜드도 뛰어들 만큼 확산되는 추세지만, 사고 위험은 일반매장에 비해 높다.

지난달 스타벅스 DT매장을 이용하려던 A씨는 실수로 매장에 돌진하는 사고를 내 매장에 있던 손님 2명이 유리 파편에 맞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드라이브 스루 안전실태 조사에서 응답자 56.6%가 보행자와의 불편을 느낀다고 대답했으며 사고위험을 느낀 적이 있다는 불만이 높게 조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알뜰폰을 판매하면 금융업무를 봐야하는 고객들의 불편이 예상되는데 이는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은행이 드라이브 스루를 시행할 제반시설이 갖추고 있는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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