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트코인, 3일 오후 570만원 돌파…5개월만 최고 가격
美 SEC 비트코인ETF 승인 ‘가짜 뉴스’ 판명에도..상승세 지속
전문가 “펀더멘털·기술·거래량 등 모든 지표가 상승 흐름 가리켜”
비트코인 가격이 ‘만우절 해프닝’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만우절 해프닝’ 뒤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은 ‘만우절 장난’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비트코인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가상화폐(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035달러(약 571만원)로 전일 대비 20% 가까이 올랐다. 전날 오후 1시께만 해도 4192달러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2시 24분 4804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3일 오후 12시 9분께 5043달러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한화로 치면 약 하루 만에 475만원에서 572만원으로 100만원이 뛴 것이다.

◆ ‘만우절 장난’ 판명에도…비트코인 상승세 불붙었다

2일 오후 1시께만 해도 4192달러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가 지난 3일 오후 1시 5035달러까지 오르며 약 1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이번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는 미국 SEC가 비트코인ETF 상장 신청을 승인했다는 뉴스가 퍼지며 시작됐다. 1일(이하 현지시간) 가상화폐 전문매체 파이낸스매그네이츠는 SEC뉴스라는 트위터 계정을 인용해 “미국 SEC가 비트코인 ETF 신청 2개를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다음달 초 비트와이즈와 반에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축 만우절(Happy April Fool’s Day)’라는 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는 만우절을 겨냥한 ‘가짜 뉴스’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날 SEC가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이 신청한 비트코인ETF의 1차 승인을 결정하는 날이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실제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SEC는 같은 날 해당 상품을 포함해 투자은행(IB) 반에크(VanEck)와 스타트업 솔리드X가 신청한 상품 두 건의 1차 결정을 5월로 미룬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우절 해프닝이 지나간 뒤에도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허위 보도 소식이 밝혀진 2일 오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4600~4800달러(약 520만~540만원)선에서 움직였으며 자정을 넘어 3일에도 5000달러를 돌파하며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 비트코인 일 거래량 역시 2일 오후 99억달러에서 하룻새 245억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 전문가 “펀더멘털·기술·거래량 모두 상승 흐름 가리켜”

투자자들 사이에선 단순히 비트코인 ETF 승인 소식 만으로 이 같은 상승장이 나오긴 어렵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뉴스는 ‘장작’이었을 뿐 올해 들어 가상화폐 시장 호재가 거듭되며 이미 불길은 거세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전문가인 브라이언 켈리 BKCM LLC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일 미국 CNBC방송의 ‘퓨처스나우’에 출연해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거래량이 늘었고 펀더멘털도 튼튼해졌다”며 “모든 상승 요인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은 11월 이전 수준(6000달러대)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물꼬가 트이고 나면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굵직한 호재들이 있었다는 점도 비트코인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10’에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한 데 이어 LG전자도 최근 블록체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목표로 블록체인 디앱(Dapp)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가상화폐 관련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최근 미국 IB 최초로 JP모건은 자체 가상화폐 ‘JPM코인’ 발행 소식을 알렸으며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가상화폐 수탁 서비스를 오픈했다. 일본 이커머스 업체 라쿠텐 역시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진출하는 등 국내외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가상화폐 시장에 여러 호재가 이어져온 상황에서 이번 SEC의 비트코인ETF 승인 뉴스가 기폭제가 된 것 같다”며 “비록 가짜 뉴스로 판명은 났지만 한번 불 붙은 투자 심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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