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국내 농업 현장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이 정보통신기술(IC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국내 농업현장에 적극 도입, 남다른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농기평 관계자는 3일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농업기술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며 “농·림·축·수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ICT를 접목해 지능화시키는 농업 시스템, 즉 스마트 팜이 대표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농기평은 바로 이 스마트팜 시스템을 국내에 적극 도입하는 등 미래기술을 활용해 국내 농업현장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현장 맞춤형 지원…농식품 R&D 코디네이터 시범 운영

농기평이 운영 중인 다양한 사업 중 'R&D(연구개발) 코디네이터'는 현장맞춤형 제도란 점에서 돋보인다.

R&D 코디네이터는 지난 2018년부터 연구역량이 취약한 농업인-단체 및 기업에게 안정적으로 농식품 연구개발사업 과제를 추진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경험이나 전문지식이 부족하면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과제가 중단된다. 하지만 단순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몇 차례 연구개발을 거쳐 노하우를 습득하기란 쉽지 않다. R&D 코디네이터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농기평에서 파견한 전문가가 연구개발을 돕는다.

파견된 전문가는 퇴직연구자들이다. 일자리 창출, 연구역량이 취약한 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치다. 또 농기평에서 파견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비용부담도 적다.

전문가를 실제 현장으로 파견해 지원한 결과 남다른 성과가 나오기도 했다. R&D 코디네이터 사업은 시행 반 년 만에 21개 연구수행기관과 코디네이터를 매칭해 총 47건의 컨설팅 실적을 거뒀다.

오경태 농기평 원장은 "취약단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산투자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며 "퇴직 전문가들의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농업 연구개발까지 지원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경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이 2018년 농식품 R&D 유망기술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 4차 산업혁명시대 농사 누구나 가능…다양한 컨설팅 제공

농기평은 영농 애로사항의 실시간 해소를 위해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2014년부터 운영 중인 ‘농식품 기술 SNS 컨설팅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네이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밴드’를 기반으로 초보 농업인과 선도농업인·전문가 간 실시간 의견 교류 및 온라인 컨설팅을 실시해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술적 어려움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소하는 것이다. SNS를 통한 컨설팅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분야별 전문가가 직접 농가를 방문해 현장 컨설팅을 추진한다.

또 ‘농식품 R&D 배심원단’은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단 제도를 농식품 R&D 사업관리 절차에 차용했다. 국민배심원이 농식품 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과제 선정 및 최종평가 과정에 참여해 평가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개선 의견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밖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생기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에 현재 농식품 산업을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지능형 정보기술 중심의 R&D도 기획 제공한다. 불량 농식품이나 원산지 위변조 등 농식품 안전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안전한 농식품 유통·관리 체계를 마련해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식품재배부터 가공까지 각종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쌀 가공식품 개발 R&D 앞장…먹거리 다양화 사업 추진

농기평이 주목하는 마지막 사업은 쌀 관련 식품 개발이다. 최근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국내 쌀 재고는 현재 170만톤에 이르는 상황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우리국민 한사람이 1년동안 소비하는 쌀의 양은 61kg으로 전년보다 0.8kg 감소했다. 2012년도 60kg대에 처음 돌입한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농기평은 쌀 감소 추세에서 농업인들을 돕기 위해 트렌드 맞춤형 식품을 개발 중이다. 최근 쌀국수나 밥버거, 삼각김밥 등 다양한 형태로 쌀이 소비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 가공용 쌀로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쌀 가공 식품에 대한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 신규 제품을 내놓기 위해 관련 투자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특히 쌀로 만든 건강증진소재, 화장품, 바이오, 플라스틱 등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오 원장은 "쌀 가공식품, 비(非)식용 소재 개발에 대한 선제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쌀은 우리의 문화이고 쌀 농업은 유익하고 다원화된 기능으로 이어지는 만큼 반드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농기평=농림식품 분야 과학기술 육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림식품연구개발사업의 기획·관리·평가를 전문·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주로 동식물, 곤충, 식품, 농기계 등 다양한 농림식품 분야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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