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자가학습인 딥러닝 기술의 진보로 게임 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관련 기술을 통해 맞춤형 게임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유저 개개인의 성향에 맞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토록 설계돼 유저 잔존율, 플레이 시간 증가 및 유료 서비스 이용률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게임 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은 인공지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넥슨, 인공지능 적용 게임 출시 앞둬

넥슨은 개발자가 입력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배경을 생성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는 유저가 섬을 개척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알 수 없는 사고로 현대의 지구에서 공룡 시대로 워프한 플레이어들이 거친 환경을 개척하며 다른 유저와 가상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세계관으로 제작됐다. 심리스 월드(Seamless World)를 기반으로 생존, 탐험, 사냥, 사회 건설 등 다양하고 색다른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넥슨 제공

 

게임에서 섬은 개발자가 일일이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경우에 수는 무한 개에 가깝다. 유저는 계속해서 남이 정복하지 않은 새로운 섬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라이프사이클 연장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2차 리미티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이 게임은 최고레벨 확장(30레벨), 대형 마을 건축 등 신규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유저 공략에 나섰다. 모바일 게임 최초로 음성 인식 채팅(Speech to Text) 기능을 도입해 급박한 전투 중에도 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채팅이 가능하다.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CBT에 돌입하는 ‘서든어택2’는 ‘스쿼드 모드’를 통해 인공지능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유저가 AI 캐릭터를 선택해 부대를 형성하고 직접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유저가 선택한 AI캐릭터로 꾸려진 분대와 전략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 넥슨 제공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CBT에는 9일간 19만명이 신청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운 상황이다. 당첨된 테스터 10만명은 사전에 클라이언트를 내려 받아 해당 기간 동안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넥슨은 당첨 여부와 관계없이 넥슨 가맹 PC방 1만여 곳에서 누구나 CBT에 참여할 수 있도록 테스트 기회를 확대했다.

■ 넷마블, ‘콜럼버스 프로젝트’로 맞춤형 엔진 가동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지난 2월 간담회를 통해 ‘인공지능’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12월부터 인공지능 기술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는 약 60여명의 인력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넷마블 제공

 

인공지능을 가미한 게임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는 유저의 습관, 행동, 실력 등을 분석해 취향과 실력에 맞춰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툴이다. AI와 데이터를 기반해 이용자의 성향이나 행동 패턴에 대응하는 개인 맞춤형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콜럼버스는 사용자 데이터를 하루에 수십억 건씩 수집해 실시간 분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각각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저가 특정 위치에서 반복해 죽거나 미션에 실패할 경우, 원인을 분석한 뒤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유저는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넷마블로썬 솔루션으로 유료 아이템 제시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꾀할 수 있다.

■ 엔씨소프트, AI 센터 결과물 게임으로

엔씨소프트는 이미 2012년 사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AI 센터’를 설립했다. AI 센터는 인공지능랩과 자연어분석랩으로 구성돼 있다.

인공지능랩에서는 많은 양의 플레이 데이터로부터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결과물로 NPC(Non-Player Character)가 유저 수준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게임을 너무 어렵게 만들면 초보자들은 즐기기가 어렵고 너무 쉬우면 마니아들은 금방 싫증을 내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 블레이드앤소울 무한의 탑. 엔씨소프트 제공

 

지난 1월 ‘블레이드앤소울’에 업데이트 된 ‘무한의 탑’ 콘텐츠에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됐다. 무한의 탑 콘텐츠는 유저 1인이 플레이하는 던전으로 각 층마다 각기다른 무공을 사용하는 NPC가 등장한다. 이 NPC는 이용자간 대결에서 정해진 패턴이 아닌 각기 다른 상황에 맞게 대처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유저의 실력에 따라 게임 난이도와 NPC의 행동이 정해지기 때문에, 유저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대 신작인 ‘리니지 이터널’의 다이나믹 던전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던전은 맵, 미션, 몬스터 패턴 등의 환경이 일정했으나 다이내믹 던전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환경이 변화된다. 이용자 실력에 맞춰 콘텐츠가 자동 생성돼, 유저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리니지 이터널 소개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황승택 연구원은 “인공지능의 적용은 게임 산업이 한 단계 확장되고 진화될 수 있는 대안이며 향후 가상현실(VR)과 AI의 접목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 될 공산이 크다”며 “인공지능의 발전은 게임 산업 성장 속도에 동력이 될 전망으로 현재 게임 업체가 관련 연구 및 투자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참고자료=하나금융투자 리포트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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