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외인 둘러싼 KBL의 계속된 행정 미숙... 실수인가, 무능인가
[기자의 눈] 외인 둘러싼 KBL의 계속된 행정 미숙... 실수인가, 무능인가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4.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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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올 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창원 LG와 부산 KT의 2차전. 경기장에 관중이 들어 차 있다. /KBL 제공
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올 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창원 LG와 부산 KT의 2차전 모습. 기사와는 무관. /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또 ‘대형사고’를 쳤다. ‘실수’인지 ‘무능’인지 이젠 헷갈릴 정도다.

KBL은 2일 “기타 사유로 인한 외국 선수 대체 시 횟수 제한(종전 2회) 없이 교체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7시간 후인 3일 오전 앞선 발표와 관련해 “회의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의 착오"라며 "현행대로 2회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번복했다. 구단들은 계약한 외국인이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 시즌 중 횟수 제한 없이 교체할 수 있지만, 경기력 부진 등 기타 사유로 인한 교체는 시즌 중 2차례만 가능하다. 이 횟수 제한을 없애는 건 구단들에게 큰 변화다. 하루도 채 되지 않는 사이 이를 뒤엎는 건 ‘코미디’다.

KBL의 한 관계자는 4일 통화에서 “이사회에선 횟수를 자율로 가자는 의견, 현행을 유지하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 회의록 등 정리 과정에서 실수가 났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이 파악돼 다음날(3일) 오전 연맹은 내부적으로 내용을 재확인했다. 사무총장께서도 구단 단장님들에게 전화를 해 과정을 설명하며 행정 착오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후 정정 보도자료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맹 내부에서도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큰 사고라 죄송하다는 말만 드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BL은 지난해 7월 이정대(64) 전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총재로 선출했다. 새 집행부가 출범했지만 앞서 외국인 신장 제한 도입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영기(83) 전 총재 재임 당시 집행부처럼 행정 미숙을 드러냈다. 김 전 총재는 외국인 선수에 대해 장신 200cm 이하, 단신 186cm 이하의 제한을 두기로 하며 세계적인 조롱을 받았다. 당시 농구전문가인 손대범(39) 점프볼 편집장 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기자에게 “뉴질랜드, 중국, 이란 등 아시아국가들만 봐도 팀에 신장 200cm 이상의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이 외곽 슛을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장을 제한해 뽑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라며 “의사결정 과정부터 결정 내용까지 모든 방식이 뒤집어지지 않는 이상 KBL은 더 이상 신뢰 받지 못하는 리그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KBL 관계자는 “새 집행부는 정책 결정 때 전보다 더 많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며 리그 인기 향상과 발전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중대한 행정 착오를 저지르며 리그의 격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KBL은 이러한 행정 미숙이 리그의 신뢰와 인기를 동시에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