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2조원 '반토막'
반도체·디스플레이 부진 영향 받아
LG전자, 1분기 영업익 8996억원
생활가전 호조에 4분기 부진 떨쳐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나란히 발표한 가운데 양 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맞아 시장 전망치를 1조원 가까이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반면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사업의 선전으로 영업이익률을 6%대로 끌어올리며 기분 좋은 첫 발을 뗐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예상했다./그래픽=이석인·허지은 기자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4분기 대비 12.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2.5% 줄며 절반 가까이 크게 감소했다. 증권가 시장 전망치(매출 53조3659억원, 영업이익 7조1016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11.9%로 지난 2016년 3분기(10.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보여왔으나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26.8%)와 비교하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4.9%포인트나 급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이례적으로 사전 공시를 통해 어닝쇼크를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경우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보다 일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율 공시를 통해 실적 둔화를 ‘예고’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 삼성, 반도체 영업익 4조원대로…모바일은 갤S10 특수에 영업익 2조원 회복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 4조원 안팎으로 급감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그간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어왔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4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DP)부문은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3000억원대에서 최대 8000억원 영업손실을 예상하는 증권사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시작된 LCD 패널가격 하락세가 지난해에도 지속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생산설비 신·증설 영향으로 패널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IM)부문은 갤럭시S10 효과에 영업이익 2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부문은 1분기 2조4000억~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가전(CE) 부문은 3000억~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4개 부문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LG, 생활가전 ‘효자노릇’에…1분기 영업이익률 6% 돌파

LG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예상했다./그래픽=이석인·허지은 기자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사업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1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이 757억원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1008% 급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찍은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1조1078억원)에는 미치지 못 했지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757억원까지 떨어진 영업이익은 반등에 성공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6.03%까지 올라 0.5%에 불과하던 지난해 4분기의 부진을 만회했다.

1분기 실적 호조는 가전(H&A) 사업부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결과로 풀이된다. H&A 사업부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 안팎으로 1분기 실적을 사실상 견인한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이슈로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기존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의류관리기(스타일러), 의류건조기, 청소기, 직수정수기 등 환경가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TV(HE) 사업부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으로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OLED TV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1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모바일(MC) 사업부는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LG전자의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G8’과 ‘V50’이 지난 2월 출시됐지만 신제품 출시 이후 오히려 적자폭이 커진 전례를 볼 때 이번 1분기를 포함해 2분기 이후에도 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 스마트폰사업 부진이 지속되며 출하량 감소가 가파르다는 점이 우려된다.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하다”며 올해 하반기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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