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中, 13개월만에 외산 게임 30여종에 판호 발급
韓 게임은 제외...사드 보복 조치 이후 2년간 멈춰
업계 "올 하반기·내년 예상 중"
중국이 1년 1개월만에 외산 게임 30여종에 대한 판호를 신규 발급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한국 게임들은 판호를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중국이 1년 1개월만에 외산 게임 30여종에 대한 자국 내 유통 허가권(판호)을 발급했다. 그러나 해당 리스트에 한국 게임들은 이름을 올리지 못 하면서 중국의 판호 발급을 기다리는 한국 게임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내 판호 발급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최근 지난달 29일 PC게임 5종, 콘솔게임 3종, 모바일게임 22종 등 총 30개 게임에 판호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스턴락스튜디오가 개발한 PC게임 ‘배틀라이트’, 턴10스튜디오의 엑스박스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7’, 사이언의 플스4 게임 ‘어브덕션’ 등이 포함됐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왕좌의게임’ ‘앵그리버드’ ‘메탈슬러그’ ‘크레용신짱’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자국 내 게임산업 성장을 위해 지난 지난해 2월 26일을 마지막으로 외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해왔다. 같은 해 3월부터는 자국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 발급도 전면 중단하고 시장 정비에 나섰다. 9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자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재발급하기 시작한 후 지난달 외산 게임에도 판호 발급을 재개한 것이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2017년 2월부터 한국 게임에 신규 판호 발급을 멈췄다. 지난 2년간 펍지,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웹젠, 게임빌 등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신규 판호는 단 1건도 발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 시장은 어느덧 전세계의 4분의1 수준으로 성장했다. 게임전문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38조8700억원으로 전세계 게임시장(152조4000억원)의 25% 가량을 차지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연간 매출의 23% 정도가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진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 한국 게임 판호 발급...예상보다 빨라질까

이번 판호 재개방을 두고 국내 게임사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13개월 간 막혀있던 판호가 다시 발급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한국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가 언제 재개될 지는 예단할 수 없다는 것. 더욱이 2년의 시간이 지난만큼 판호가 발급된다하더라도 예전처럼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성공을 장담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오랜만에 외산 게임에 판호를 개방한 것은 확실히 긍정적”이라면서도 “2년간 중국 진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이번 외자 판호 개방이 한국 게임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또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판호 발급을 대기 중인 게임들의 경우 2년동안 업데이트가 필요한 게임도 많을 것”이라며 “중국이 또 어떻게 태도를 바꿀 지 알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흐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사 중 NHN엔터테인먼트와 넵튠의 경우 ‘콤파스’와 ‘크레용신짱’이 신규 판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콤파스는 NHN엔터의 일본 자회사인 NHN플레이아트가 개발했으며 크레용신짱은 넵튠과 일본, 중국이 합작해 만든 모바일 퍼즐게임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개발사의 판호 발급까지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기대치 반영은 어려울 수 있으나 판호발급을 대기하고 있는 게임업체들은 기대치 확대가 전망된다”며 “기존의 판호발급과는 다르게 외자판호만 따록 공개했다는 점에서 외자판호 공개시기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다음 외자판호 발급시기가 나오게 된다면 이에 미루어 출시 개수와 발급 주기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와 관련된 게임 2종이 포함됐으나 2종 모두 순수 국내게임이라기보다 일본 IP 및 개발이 투입된 만큼 국내 판호가 나왔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며 “다만 기존 외자판호 승인이 올해 하반기, 국산 게임 판호 발급이 2020년으로 예상했으나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도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