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검사에서 면제 판정 받은 정준영.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군대는 도피처가 아니다." 빅뱅 전 멤버 승리가 대표이사로 있던 버닝썬 논란에서 촉발된 '정준영 게이트'를 바라본 대중이 가장 많이 우려를 보인 부분이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스타들이 사회와 격리된 군대를 통해 대중의 시선을 피하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버닝썬에서 일어난 손님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정준영의 불법 영상물 촬영, 유포 사건까지 발각되며 이를 나눠본 스타들의 이름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상황. 연예계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는 '정준영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은 누구이며, 병역의 의무는 어떻게 수행하게 될까.

■ 핵심 인물 정준영-승리, 입대 어찌되나

이번 게이트의 핵심 인물 두 명을 꼽자면 정준영과 승리다. 정준영의 과거 휴대전화 기록이 복구되면서 그가 불법 사진, 영상물을 촬영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유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속칭 '정준영 단톡방' 멤버인 승리의 클럽 버닝썬 사건과 연관됐다. 지난 해 11월 버닝썬에서 클럽 직원이 손님 김 모 씨를 폭행한 일이 있었는데, 김 씨가 경찰과 클럽 사이의 유착이 의심된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며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후 이 클럽은 마약 유통, 공권력과 유착, 미성년자 출입, 성범죄 등 여러 혐의를 받았다.

승리는 이 클럽의 대표이사로 있다가 지난 1월 이사진에서 이름을 뺐다. 이유는 '군대'였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 30조에 따르면 '군인은 군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 하며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승리는 버닝썬 등 여러 클럽을 이용해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6월 말로 입대일 연기된 승리.

당초 승리는 지난 달 25일 입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그 사이 탈세, 원정도박 등의 의혹까지 추가됐다. "군대를 도피처로 사용하지 말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승리는 입영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고, 입대를 5일 남기고 이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승리는 3개월 후 입대하게 됐다. 입영 연기 신청은 2년 이내의 한도에서 5회까지 가능한데, 올해 만 29세인 승리는 병역법에 따라 만 30살이 되는 내년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다. 만약 승리가 구속이 돼 구치소에 갈 경우 재판 결과게 따라 병역을 수행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6개월 미만의 실형을 받을 경우 현역으로 가게 되고, 6개월 이상 1년 6개월 미만이면 보충역으로 복무하게 된다.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사실상 병역 면제가 된다.

정준영의 경우 이미 면제가 된 상태다. 정준영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학교를 다녔다. 국외에서 교육을 받은 경우 우리 정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면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아 정준영은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이라 면제를 받게 됐다.

지난 2일 입대한 용준형.

■ '병역의 의무ing' 인물들

병역의 의무를 이미 마쳤거나 수행하고 있는 인물들도 여럿이다. 하이라이트의 전 멤버 용준형의 경우 정준영이 공유한 불법 촬영물을 보고 부적절한 대화를 나눴음을 인정하고 그룹에서 탈퇴했다. 그는 지난 달 말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지난 2일 조용히 입대했다.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로 알려진 정진운, 이종현 등은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진운은 지난 달 4일 현역으로 복무를 시작했고, 이종현은 지난 해 8월 입대했다. 둘 가운데 이종현은 지난 달 12일 부대를 방문한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 응했으며, 이후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상에서 영상을 보거나 여성 비하와 성에 관련한 부적절한 대화를 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준영과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할 때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 있었다는 슈퍼주니어의 강인, 또 '정준영 단톡방'에서 음란물을 올려 입건된 가수 에디킴은 모두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강인은 지난 2012년 제대했고, 에디킴 역시 같은 해 군인 신분으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5월 입대 예정이었던 최종훈.

■ 누가누가 군대로 숨을까

정준영, 승리 등과 함께 밀땅포차라는 외식업체를 운영했던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도 이번 게이트의 핵심이다. 그는 당초 다음 달 열릴 예정이던 콘서트를 마치고 입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이 불거지면서 그는 FT아일랜드에서 탈퇴했고 소속사였던 FNC엔터테인먼트에서도 퇴출됐다. 콘서트는 물건너간 것. 최종훈은 과거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게 뇌물을 주려 했던 혐의를 인정한 상태. 그가 계획대로 다음 달 입대를 강행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준영 단톡방'에서 정준영이 불법으로 촬영한 사진, 영상물 등을 나눠 보고 음란 사진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로이킴도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영어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엄연한 한국 국적자인 것. 그는 공공연히 미디어를 통해 기회가 된다면 입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올해 만 26세인 로이킴은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학업을 마친 이후 입대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음란물 유포 혐의로 피의자 신분 입건되면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소속사는 로이킴이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해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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