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당국, 사업비 과다지출 보험사 집중관리
금융당국은 올해 사업비를 과다 지출하는 보험사를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주요 상위권 보험사들이 지난해 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업비 지출이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도 보험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보험사 사업비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해에 2조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추가로 지출했다. 이러한 초과 사업비는 대부분 설계사 모집수당 등으로 지급되며 판촉물의 물품구매 증빙 자료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다. 해마다 증가하는 사업비는 보험사의 수익 악화와 보험료의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전체 생명보험사들이 2018년 사업비로 지출한 금액은 10조5200억원으로 전년도 9조6400억원보다 8800억원(9.1%) 늘었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 보험관련수지는 전년대비 2조원 이상 악화됐다. 보험영업손익은 2017년 10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으로 급락했다. 보험영업수익이 4조5000억원 감소한 반면, 보험영업비용이 6조6000억원 늘면서 보험영업손익이 전년대비 11조원 이상 감소했다.

사업비 규모와 증가가 가장 큰 곳은 삼성생명으로 2018년 사업비가 2조2300억원으로 전년도 1조7600억원보다 26.5%나 증가했다. 이어 한화생명은 2017년 1조5300억원보다 22.9% 늘어난 1조8900억원을 사업비로 지출했다.

교보생명은 9300억원으로 4.5%, 흥국생명은 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오렌지라이프는 25.6%나 증가한 4700억원을 사업비로 썼다.

생보사 중 지난해 사업비 지출이 큰 상위권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감소한 편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1조79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도 9410억원 대비 91.1%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사업비 급증 등의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31.6% 감소한 35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교보생명도 전년대비 17.1% 감소한 5070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10대 손해보험사 사업비는 14조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7800억원 대비 9700억원(7.0%) 증가했다.

사업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화재로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3조6000억원이었다. 이어 현대해상은 2조4100억원으로 3.3% DB손해보험은 2조2600억원으로 2.7% 각각 증가했다.

사업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화재다. 사업비가 1조7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900억원보다 29.1%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며 국내 주요 9개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6040억원으로 전년도 3조1890억원 대비 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손보사중 대형사는 삼성화재, 중소형사는 롯데손보를 제외하고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조5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도 1조430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손해율 상승과 순사업비 증가로 보험영업이익이 악화됐으나, 투자영업이익이 커버하면서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현대해상화재와 DB손보는 지난해 손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4.1%, 17.2% 감소한 3590억원, 5150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사업비를 많이 지출한 보험사를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독립보험대리점(GA)이나 설계사에게 과다하게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도록 그 재원이 되는 사업비에 대한 감시를 철저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상품 사업비 공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으며, 금융감독원은 올해 사업비 과다지출 보험사 집중관리제를 도입하고 사업비 집행 관련 지표 신설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논의된 업계 등의 의견 및 건의사항은 향후 보험 감독검사업무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