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삼성, '중국 현지공장' 승부수 주효
中, 지난해 전기차 65만 2000여대 판매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동차가 중국에서 보조금 지급 전 단계인 형식 승인을 통과했다. 이로써 두 회사는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318차 형식승인 통과 자동차 목록을 게재했다.

이날 형식승인을 통과한 자동차 중에는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둥펑르노자동차 전기차 4종과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충칭진캉자동차 전기차 1종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포함되려면 이번 형식승인 통과 후 둥펑르노와 충칭진캉이 각각 해당 모델에 대해 보조금을 신청하면 된다. 최종 결과는 다음 달에 나온다.

만약 다음 달 발표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게 되면 국내 기업이 공급하는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이 지급됨으로써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의 중국 진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자동차 배터리셀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 중국, "자국 기업 감싸기" 지속…LG·삼성, "중국 현지공장 승부수" 주효

우리 기업들이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6월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 대상 인증 제도인 ‘전기차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에서 모두 인증 실패하면서 중국시장 진출이 잠정 중단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업체의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해 최근 2년이 넘도록 보조금 대상 승인은커녕 형식승인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작년 5월 처음으로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형식 승인을 받았다. 당시 독일 벤츠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벤츠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로 형식승인을 따 냈다. 올 2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합작사인 상하이GM이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형식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베이징벤츠에 탑재한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배터리를 독일로 가져가 배터리팩으로 조립한 것이고, 상하이GM 모델의 경우 LG화학이 미국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들여와 상하이GM 공장에서 배터리팩으로 단순 조립한 것이다.

이번 LG화학과 삼성SDI의 형식승인 획득은 한국 전기차 배터리업체가 중국 현지공장에서 만든 제품으로 중국 시장진입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충전중인 중국 전기차 / 사진=연합뉴스

◆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이다. 2013년도에 1만5000여 대였던 중국 전기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65만 2000여 대로 43배 뛰었다. 작년 한국 내수시장에선 3만 1200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중국이 전기차의 강자로 떠오르건 중국 정부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육성전력을 적극 추진하면서부터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기술 경쟁을 시작하기 늦었다는 판단 아래 전기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국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와 단순 배터리 제품 공급 계약을 맺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급부상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경쟁력 확보와 시장 장악을 위해 배터리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나아가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서도 나서고 있다. 한국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로 한국 내수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둥펑자동차의 상용차를 판매하는 자회사 둥펑소콘은 신원CK모터스와 손잡고 4종의 전기 상용차를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BYD는 2종의 전기버스(e버스-7·e버스-12)를 두 차례 제주도에 납품했고, 10대의 중국산 버스(하이거)는 서울 시내를 돌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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