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브랜드 순혈주의 타파하고 다브랜드로 채널 다양화 꾀해
뷰티업체들이 경쟁사와 한 지붕 아래 '공존'하며 편집숍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아리따움에 입점된 프리메라·에스쁘아·데싱디바./ 아모레퍼시픽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뷰티업계가 과거 브랜드 순혈주의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한 ‘편집숍’ 형태로 변하고 있다.

온라인, H&B매장 등 채널 및 브랜드 다변화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 1세대로 알려진 미샤는 미팩토리, 어퓨 등 자사 브랜드를 입점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어 남성 그루밍 브랜드 ‘갸스비(Gatsby)’, 클렌징 전문 브랜드 ‘비페스타(BIFESTA)’, 독일 내추럴 스킨케어 ‘허바신(HERBACIN)’, 여성 청결제 전문 브랜드 '썸머스이브(Summer's eve)’ 등 경쟁사들의 브랜드 제품 18종도 입점시켰다. 

‘미샤’ 단일 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던 기존 로드숍에서 벗어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편집숍’으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다만 편집숍화는 한정적인 매장에만 적용됐다. 전국 700여 개 점포 중 202개 매장에서 우선 적용해 성과 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말부터 화장품 편집숍 아리따움에 타사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아리따움은 매장에 따라 메디힐, 키스미, 스틸라, 파머시 등 최대 59개 타사 브랜드 상품을 들였다. 올 상반기까지 100개, 향후 기존 300여개 아리따움 매장에 타사 브랜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가장 로드숍을 가장 빠르게 편집숍화시켰다. LG생활건강은 2016년부터 단일브랜드숍이던 더페이스샵을 네이처컬렉션 매장으로 전환하고 나섰다.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확대한 결과 네이처컬렉션 매장 수는 369개로 확대됐다. 

이처럼 뷰티업체들이 경쟁사 간 공존 전략을 펼치는 배경에는 로드숍 신화가 막을 내리면서다. 특히 소비자들이 SNS,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 난 화장품이나 가성비 좋은 신생 브랜드 화장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로드숍들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 난 제품들 대다수를 올리브영, 시코르, 롭스, 랄라블라 등 H&B매장에 취급하면서 로드숍은 가속화됐다. 그 사이 H&B숍들은 가파르게 성장해 2010년 2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B 시장이 지난해 2조1000억원으로 8년 새 10배 이상 커졌다. 현 상황에서 뷰티업체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경쟁사와 ‘공존’을 선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채널이 다각화되면서 업체들 간에 경쟁보다 공존으로 생존방식이 기울어지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편집숍 전환을 선택하는 로드숍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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