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중소기업 위한 은행 맞나…대출금리 시중은행 보다 높아
IBK기업은행, 중소기업 위한 은행 맞나…대출금리 시중은행 보다 높아
  • 권혁기 기자
  • 승인 2019.04.11 00:00
  • 수정 2019-04-11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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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하나·농협 등 시중은행 보다 대출 금리 높아
IBK기업은행이 이름이 무색하게 중소기업 대상 대출금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이름이 무색하게 중소기업 대상 대출금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IBK기업은행이 이름과 달리 중소기업 대상 대출금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별 중소기업대출금리를 살펴보면 보증서담보대출에서 IBK기업은행 평균금리는 연 3.94%다.

신한은행 3.66%, NH농협은행 3.72%, KEB하나은행 3.73%, 우리은행 3.92%보다 높다.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BNK경남은행 3.51%, BNK부산은행 3.73%, DGB대구은행 3.74%보다 많은 이자를 받았다

IBK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금리.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IBK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금리.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중소기업 대출금리 높은 기업은행

보증서담보대출에서 기업은행보다 높은 금리 은행은 KB국민은행(4.19%), SH수협은행(4.15%), 제주은행(4.14%), 스탠다드차타드은행(3.99%) 등 네곳에 불과했다.

KDB산업은행은 연 3.41% 금리를 제공했다.

신용대출 면에서도 기업은행은 연 6.17%로 매우 높았다. 전북은행(6.63%)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기업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책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3.70%, KDB산업은행 4.24%, 한국씨티은행 4.61%, 신한은행 4.69%, KEB하나은행 5.01%, 제주은행 5.03%, BNK부산은행 5.04%, BNK경남은행 5.07%, 우리은행 5.25%, KB국민은행 5.44% 등이었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금리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이 연 6.42%로 전북은행(7.48%), SH수협은행(6.46%)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이자를 받고 있었다.

광주은행(6.27%)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대부분 5%대였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3.79%로 가장 낮았다.

다만 물적담보대출에서는 기업은행이 타 은행 평균보다 낮았다. 기업은행의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57%로 KDB산업은행(3.23%), 스탠다드차타드은행(3.38%) 등 타 은행들보다 적게 이자를 받았다.

◆ 설립 이념 무색해

IBK기업은행 정식 명칭은 중소기업은행이다. 1961년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중소기업은행법에 의해 만들어진 국책은행이다.

중소기업은행법 제1장 제1조 목적을 살펴보면 '이 법은 중소기업은행을 설치해 중소기업자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해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그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원로 방송인 송해를 앞세워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라는 카피로 광고를 했다. 당시 1000억원 이상의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은행은 캐치프레이즈로 ▲성장금융 ▲재도약금융 ▲선순환금융 등을 내걸고 기업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동반자 금융'을 실현시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창업부터 안정화, 성장, 재도약까지 기업은행이 돕겠다는 의지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올해초 신년사를 통해 "IBK의 '동반자 금융'이라는 가치와 노력을 인정받아 정부에서도 2000억원 출자를 약속했다"며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을 지키기 위해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에는 포용적 잣대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직 중소기업이라는 사명감으로 준비해 온 중소기업 경영지원 플랫폼 'IBK BOX'를 통해 57년 중기금융 역량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설립 취지부터 광고까지 친(親)기업적 은행인 기업은행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1조 7643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51조 6000억원이다. 전년 말보다 6.5%(9조2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은행권 최초로 15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로 은행권 중기대출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22.5%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 기록한 순이익 중에서 금리가 높은 중소기업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IBK기업은행이 잡고 있던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 다른 시중은행들도 경쟁에 나섰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잡고 있던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 다른 시중은행들도 경쟁에 나섰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안주하는 기업은행 vs 추격하는 시중은행

기업은행이 그동안 독보적이었던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안주하는 동안 다른 시중은행들은 맹추격에 나섰다.

지난해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98조원에 달했던 KB금융그룹은 2018년 말 계열사를 총괄하는 중소기업(SME)부문을 새로 창설했다. 그룹 전사적으로 중소기업금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더불어 법인고객 우대 프로그램 'KB스타클럽' 제도를 신설, 그룹 계열사 거래실적을 합산해 선정된 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규모를 키우고 있는 신한은행은 신용·기술보증기금 출연, 중소기업 전용 상품 출시 등 노력을 통해 지난 2월 기준 중소기업대출 규모를 86조 5314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같은달 기준 78조 1653억원 규모인 KEB하나은행은 주로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한다. 대출 규모 확대를 위해 외부 벤처투자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은행 내 신성장벤처지원팀을 신설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78조원이다. 올해부터 영업추진센터장 34명을 전국 20개 영업본부에 배치하고 새로운 중소기업을 발굴, 지원하는 전략을 세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대출 하면 기업은행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기업대출 역시 춘추전국시대"라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개인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은행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대출의 가장 큰 무기는 금리"라며 "고객 유치를 위해 출혈을 감수할 수 있는 만큼 기업대출 분야에서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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