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업성 두고 업체간 의견 격돌…송객수수료 등 문제 재점화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여행객들이 면세품을 구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한스경제 장은진 기자=시내면세점 추가 계획을 놓고 기존 면세점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등 기존 특허 사업권자들은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수가 과거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시내면세점을 확대할 경우 자칫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세계, 현대 등 신규로 면세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은 신규 시내면세점을 반전의 기회를 보고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광역자치단체별 시내면세점 추가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가 20만명 이상 늘어날 경우 가능하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시내면세점 신규 출점을 위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시내면세점 추가요건이 충족된 지역은 서울과 제주다. 서울과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3조6000여억원, 5400여억원 늘었다. 두 지역에 시내면세점을 추가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업체들 간의 눈치싸움도 치열한 상태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는 롯데가 3곳, 신라가 2곳, 신세계가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모두 강북과 강남 지역권에 시내면세점을 모두 보유한 상태다. 반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대기업 면세점 중 유일하게 강북에 자리한 시내면세점이 없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강남 무역센터 시내면세점만 보유하고 있다.

면세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도 제주지역에 보유한 시내면세점이 없다. 제주는 면세점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증가하는 광광지로 꼽힌다. 제주지역은 그동안 롯데, 신라가 호텔 및 면세사업을 양분하고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신세계가 이를 비집고 들어가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시내면세점 진출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에 면세업계 전반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났다. 기존 시내면세점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 선정은 자칫 출혈경쟁을 야기시킬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한 이후 서울 강남권 시내면세점은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강남 무역센터 시내면세점을 오픈할 당시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이드들에게 ‘보따리상 1명당 6만원 지급’한다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다. 이어 강남지역 다른 시내면세점들도 가이드 송객수수료를 올리면서 ‘1인당 8만원’까지 금액이 올랐다.
 
앞서 지난 2016년 신세계면세점이 서울시내에 처음 오픈할 때에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송객 수수료가 일부 30~40%까지 치솟았다. 내년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경우 이 같은 경쟁은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체 경쟁력 마련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경쟁업체가 쏟아지는 실정”이라며 “올해도 신규 경쟁자가 들어설 경우 한정도니 파이를 나눠먹기 위한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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