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 회의실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척 로빈스 시스코 CEO(왼쪽 네번째) 등 양사 관계자들이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커넥티드 카’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커넥티드 카는 구글의 ‘알파고’처럼 인공지능을 갖춘 차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보통신(IT) 기술과 융합해 스마트폰의 편리한 기능들이 자동차를 통해 구현된다. 이렇게 되면 일상생활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또 궁극적으로는 완전자율주행도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커넥티드 카는 미래 자동차의 결정체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IT 업체들 역시 관련 서비스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커넥티드 카 개념도. 현대차 제공

 

■ 연평균 성장률 30%…커넥티드 카 시장을 잡아라

현대차가 19일 시스코와 협력을 발표했다. 커넥티드 카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위해서다.

시스코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기업이다. 시스코와의 협력은 커넥티드 카 프로젝트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척 로빈스 시스코 CEO가 직접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정도로 이번 협력은 양사의 큰 관심사다.

정 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커넥티드 카 기반의 새로운 생활의 가치 창출과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현대차가 주도해 현실화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척 로빈스 CEO도 이번 협력을 디지털화를 통한 ‘파괴적인 변화’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이 차량 네트워크 관련 부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그만큼 커넥티드 카는 미래 모빌리티의 대세가 됐다. 2010년 관련 기술이 조금씩 소개되기 시작한 지 불과 5년만에 사물인터넷(IoT)의 진화와 더불어 급속한 발전이 이뤄졌다.

관련 시장도 급팽창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32조원 규모인 커넥티드 카 시장은 2018년 54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차량간 통신시스템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 받는 텔레매틱스, 폰-커넥티비티 등 하위단계의 커넥티드 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35%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5년이 되면 모든 차량에 고도화된 커넥티드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실제로 유력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IT업체들이 카-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통해 올린 매출이 지난해 300억달러였지만 2030년에는 1조5,000억달러로 연평균 약 30%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간 ‘커넥티드 카'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다.

토요타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에 다양한 커넥티드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중앙연구소에 구축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와 협력

현대차가 구상하는 커넥티드 카 콘셉트는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다.

이는 차와 IT기술을 단순 융합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자동차 자체가 고성능 컴퓨터가 된다.

자동차 내부는 물론, 자동차와 자동차, 집, 사무실, 나아가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ㆍ완벽한 자율주행ㆍ 최적화된 이동구간을 안내해 시간, 에너지 손실, 환경 오염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트래픽ㆍ차가 모든 정보의 중심이 되는 모빌리티 허브 등 4대 중장기 중점분야를 선정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이러한 내용을 담은 커넥티드 카 개발 청사진을 공개했다. 한마디로 자동차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 구축은 필수다. 현재의 수준에서는 자동차가 제어해야 할 데이터 양이 많지 않다. 미래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데이터는 방대하게 증가하고 이를 위한 장치들도 훨씬 복잡해진다. 이번 시스코와 협력은 이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대차와 시스코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 협력 외에도 공동으로 커넥티드 카 모의 테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커넥티드 카 기초 연구를 함께 수행하게 된다. 나아가 현대차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 카 보안 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 카 통합 인프라 개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미래 커넥티드 라이프에서 가장 광활한 미개척지”라며 “커넥티드 카 기술 주도를 통해 자동차가 생활 그 자체가 되는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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