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경연, 기업 법인세 비용 증가... 4조 6000억원에 달해
법인세 부담 증가율, 이익 증가율의 2.7배

[한스경제=임세희 기자] 작년 법인세율 인상으로 인한 기업부담이 연초 정부의 추산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부의 추정액 2조 1000억원보다 두배 이상 많은 4조 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원)은 17일 ‘2018년 기업실적 5가지 특징‘ 보고서에서 작년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의 법인세 비용 증가 규모가 4조 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8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원의 초과 구간을 신설하면서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했다. 이 때 정부가 예상한 법인세율 인상 효과는 77개사, 2조 1000억원 증가였는데 실제로는 금액이 두 배가 넘는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 517개사(비금융) 중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인 38개 기업의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부담 증가액은 4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2조2000억원)와 SK하이닉스(8600억원) 두 회사가 낸 법인세가 3조원을 넘겼다.

작년 법인세 비용 증가 추이 비교 그래프/사진=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작년 이 두 기업의 법인세 차감전 이익이 96조 5000억원으로 13조 2000억원 늘었는데 법인세 부담은 25조 3000억원으로 7조 5000억원이 증가했다. 즉, 차감 전이익은 16%, 법인세 부담은 42.5% 증가함으로 법인세 부담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의 2.7배인 셈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비상장사 등을 합하면 법인세율 인상에 영향을 받은 기업 숫자와 이와 관련한 법인세 비용 증가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분석 대상 517개사 가운데 131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동시에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내부 격차가 커졌다. 전체 이익률은 15.5% 뛰었지만 업종 내 기업 절반은 영업이익이 80%나 줄었다.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7.8%에서 5.0%로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29.3%에서 -0.1%로 추락했다.

또 보고서는 2년 연속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적자지속 기업은 35개에서 1년 새 51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으로 기업들의 세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실적 지표들은 악화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종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세제 혜택 등에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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