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감독./osen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이장호 감독이 현재 한국 영화 제작 현황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경과 보고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이장호(감독)·장미희(배우) 공동위원장과, 오석근(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유인택(동양예술극장 대표) 부위원장, 그리고 안성기(배우) 홍보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장호 감독은 100년을 맞은 한국영화계의 세대 갈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제작비가 높아지고 대기업 투자하고 기획사가 앞장서서 리드하면서 저절로 나이 많은 세대가 소외되고 있다. 필름에서 디지털 형식으로 바뀌고 시스템 등 모든 것이 바뀌게 되면서 나이든 사람들의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다. 연기자들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이전의 관객과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젊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데 지금 젊은 관객과 젊은 감독은 예전과 완전히 다르다”라며 “신인류라고 할 정도로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기가 답이 되는 관객이 생기면서 영화가 저절로 세대 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장호 감독은 대기업의 자본으로 인해 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영화는 오직 철저히 돈의 논리로 제작하는 것이다. 수입 배급도 마찬가지다. 한국영화가 우리가 보기에 굉장히 다양성 없는, 작가 성향이 철저히 배제된 영화만 계속 만들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피디하고 폭력적이고 예전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듯 한국 영화가 바뀌고 있다. 이후에 뒷감당 될까 하는 걱정이 된다"며 "프랑스도 우리 나라처럼 하다가 누벨바그라는 대안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대안을 찾아야 한다. 독립영화가 미래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장호 감독은 "이번 영화 100년을 통해서 영화계가 지금 갖고 있는 문제점, 특히 선배 영화인들과 활동이 활발한 젊은 영화인들의 단절을 메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재벌 기업에 의해 독점되는 영화 제작, 배급 투자에서 나오는 문제들, 100년 기념되는 해에 많은 부분이 시정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은 조선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는 '의리적 구토'가 단성사에서 처음 상영된 1919년 10월 27일을 기점으로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내부팀을 구성, 영화 관련 단체와 원로 영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 및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영화계를 아우르는 단체 대표자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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