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조원 넘어선지 9년 만에 갱신…오프라인 채널 중 유일한 선방
최근 유통업계 오프라인 판매채널의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백화점이 마의 30조원 매출을 넘어서 주목받고 있다 ./ 롯데백화점

한스경제 장은진 기자=지난해 국내 백화점 매출액이 30조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이 부진을 겪는 중인 가운데 홀로 돋보이는 성장세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판매(매출)액은 전년보다 2.3% 늘어난 약 3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09년 20조원의 문턱을 넘어선 지 9년 만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백화점 시장은 최근 3~4년간 경기 침체와 소비 트렌드 변화, 강화된 유통규제 등의 영향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2012년 이후 6년 연속 29조 원대에 머물며 제자리걸음이었다. 2012년 29조 1000억 원이었던 백화점 매출은 2013년 29조 8000억 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등락을 계속했다. 2016년 29조 9000억 원으로 최고 실적을 냈지만 2017년 29조 3000억 원으로 역성장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작년 매출액도 30조 원을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의 신규 출점이 중단됐고 일부 저수익 점포들의 경우 연이어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가품인 명품소비 덕에 상황이 반전됐다. 고소득층이 즐겨 찾는 명품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실적도 상승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올해 봄 세일 기간에서 매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의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봄 세일기간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4% 신장한 반면 해외명품 상품군의 경우 약 28.2% 급증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봄 세일 기간 매출이 소폭 는 가운 명품 매출의 경우 전년 보다 약 25% 증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백화점의 명품매출이 ‘소비의 양극화’ 현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7년 상위 1%에 속하는 VIP 고객의 구매액이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했다. 

미세먼지, 무더위 등이 날씨가 기승을 부린 것도 전체적 매출 증가를 견인한 요인이다. 지난해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공기청정기, 건조기, 에어컨 등 고가 가전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이는 전체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밖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발길을 끊었던 중국인 고객까지 가세하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 중국인 고객 수는 사드배치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위축 등 불황 상황에서도 백화점들은 다양한 변화체계를 구축해 호조세를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전체 점포 수는 줄었지만 가전·명품 등 고가제품 판매량 증가 및 사드 충격 회복세로 마의 3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백화점 시장은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가 전체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갤러리아와 AK플라자 등 기타 군소 백화점들이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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