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토트넘, 맨시티와 난타전 끝에 '최후의 승자'
토트넘, 맨시티 꺾고 챔스 4강행
손흥민 멀티골 폭발, 토트넘 'VAR 행운'
손흥민이 18일 펼쳐진 토트넘-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맨체스터(잉글랜드)=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경기 시작 10분 만에 4골이 터진 것을 시작으로 총 7득점이 나온 난타전. 두 번의 VAR(Video Assistant Referees). 멀티골을 폭발하며 토트넘 홋스퍼 승리의 주역이 된 손흥민(27)은 "매우 미친 경기"(very crazy game)라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VAR이 짜증날 때도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 고맙다. 정확한 결정이었다."
 
손흥민이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고지를 밟았다. 18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두 골을 작렬하며 토트넘의 4강행을 이끌었다. 토트넘이 경기 초반 실점하며 흔들렸으나 곧바로 연속골을 만들어내며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2골에도 불구하고 맨시티의 공세에 위기를 맞았다. 라힘 스털링(2골), 베르나르두 실바, 세르히오 아게로에게 실점하며 2-4로 밀렸다. 8강 1차전을 1-0으로 이겼으나, 2차전에서 두 골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끌려가던 분위기에서 후반 28분 페르난도 요렌테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다시 토트넘이 우위를 점했다. 토트넘 선수들이 기뻐하는 사이에 VAR이 가동됐다. 요렌테의 팔에 공이 맞았다는 것. 취네이트 차키르 주심이 VAR 사인을 주고 판독에 들어갔다. 득점이 그대로 인정됐다. 요렌테의 '골반 슈팅'으로 결론이 났다.
 
VAR 폭풍이 몰아친 뒤 토트넘은 맨시티의 거센 반격을 맞았다. 더 이상 골이 나지 않으면 4강 고지를 밟을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후반전 추가 시간에 끝내 골문이 열리고 말았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백패스 미스가 화근이 됐다. 아게로의 패스를 스털링이 마무리하면서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난리가 났다.
 
토트넘 선수들이 망연자실할 때 다시 한번 VAR이 실시됐다. 느린 화면 결과, 에릭센의 패스가 맨시티 선수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어 아게로에게 향했다. 결국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됐다. 맨시티의 골이 취소됐다. 맨시티 선수에게 공이 맞는 순간 아게로가 토트넘 최종 두 번째 수비수보다 조금 앞서 있었다. 토트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맨시티는 땅을 쳤다.
 
역적이 될 뻔했던 에릭센은 경기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오늘 지구에서 가장 운 좋은 사나이다. 맨시티의 골이 들어간 순간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정말 감사하다"고 활짝 웃었다.
 
승부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만약' VAR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요렌테의 골과 스털링의 마지막 득점 모두 인정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랬다면 토트넘은 맨시티에 챔피언스리그 4강 티켓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과 에릭센의 말처럼, 이번만큼은 VAR이 구세주 같았던 토트넘이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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