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왓칭’은 지하 주차장에서 벌어진 범죄를 소재로 한다. 자신을 조여 오는 감시의 눈을 피해 탈출을 감행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감정을 극대화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다만 다소 답답하고 평면적인 캐릭터들의 모습이 아쉽다.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영우(강예원)가감시를 피해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영우는 직장에서 누구보다 성실히 생활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런 영우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상사 최실장(주석태)은 영우에게 늘 일을 떠넘긴다. 게다가 영우를 향한 흑심까지 품고 있다. 후배 민희(임지현) 역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 SNS 메신저를 통해 영우를 욕하고, 허위 소문을 퍼뜨리기도 한다.

그런 영우에게 친절히 다가오는 남자가 바로 경비 준호(이학주)다. 준호는 이미 CCTV를 통해 영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준호는 영우에게 과한 친절을 베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영화 '왓칭' 리뷰.

그러던 어느 날 종일 업무에 시달린 영우는 늦은 시각 퇴근길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를 당한다. 눈을 떠보니 앞에는 준호가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인데 저녁을 먹자며 영우를 옥죄어 온다.

‘왓칭’은 ‘도어락’ ‘목격자’와 마찬가지로 일상 속 공간을 소재로 하며 ‘현실 공포물’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이 무방비 상태로 공포의 공간으로 뒤바뀌고, 안전을 위해 설치된 CCTV는 피할 수 없는 감시의 눈이 된다.

‘왓칭’은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한 여성이 스스로 탈출하는 과정을 통해 현 시대의 여성상을 반영하려 한다. 그러나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와 과한 설정이 이 같은 감독의 의도를 흐린다.

기존의 스릴러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캐릭터들은 별다른 흥미를 주지 못한다. 납치가 된 영우는 몸매가 드러나는 빨간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있다. 준호의 판타지가 반영된 장면이지만 기존의 여성 캐릭터 상품화와 다르지 않아 아쉽다. 특히 평소에도 일을 하지 않는 민희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민폐 캐릭터로 ‘활약’을 한다.

입체적이지 못한 캐릭터들과 함께 사건은 휘몰아친다. 쉴 틈을 주지 않고 극단적인 상황들이 펼쳐진다. 긴장감을 주기 위해 애쓰다 보니 과한 설정들의 향연이다.

다만 배우들의 열정은 고스란히 빛을 발한다. 강예원은 사건의 피해자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캐릭터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표현한다. 이학주는 사이코패스같은 준호로 분해 극의 공포감 조성에 힘을 싣는다. 17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7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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