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휘성.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아무도 안 믿을 거야. 진짜로. 나 오늘 콘서트도 취소됐어. 모든 계약들이 다 무너지게 됐어. 난 이제 무슨 일하고 살아야 되니?"

한 때 방송에서 '소울메이트'라고까지 불렸던 휘성과 에이미. 에이미의 오해에서 불거진 논란이 결국 휘성을 무너뜨렸다. 프로포폴 투약 및 성폭행 모의 등의 의혹을 받은 휘성은 에이미와 통화에서 위와 같이 이야기하며 눈물을 쏟았다.

방송인 에이미.

■ 억울하게 머리채 잡힌 스타들

사태는 지난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날 방송인 에이미는 자신의 SNS에 한 때 소울메이트라고 여겼던 연예인 A 씨와 과거 프로포폴을 함께 투약했으며, 자신은 A 씨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서도 그의 이름을 꺼내지 않았는데 A 씨는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성폭행을 하고 불법 영상, 사진을 촬영하려고 모의까지 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에이미는 과거 방송에서 휘성을 자신의 소울 메이트라고 소개한 바 있고, 이에 누리꾼들은 즉각 휘성이 에이미가 지목한 '연예인 A 씨'가 아니냐고 추측했다.

휘성 측은 조심스러웠다. "사실 확인 단계"라는 짤막한 입장을 내놓은 뒤 침묵했던 휘성 측은 에이미의 폭로글이 있었던 다음 날에야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당사자에게는 큰 고통이며 이에 입장을 전하기까지 힘든 결정이었음을 말씀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휘성은 이미 지난 2013년 군 복무 당시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병원 치료 목적에 따라 의사 처방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증명됐던 것이다. 자칫 '마약 연예인'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가 에이미의 말 한 마디로 재점화됐고, 여기에 성폭행 모의라는 무거운 죄명까지 뒤집어쓰게 됐으니 휘성 입장에선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라는 말이 나올법도 했다.

억울한 누명으로 이미지에 훼손을 입은 연예인들은 휘성 뿐 아니다. 최근엔 불법 사진 및 영상물 촬영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과 관련해 속칭 '정준영 리스트'가 떠돌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정준영 리스트'란 정준영과 성관계를 맺었거나 정준영의 불법 촬영의 희생양이 됐다는 연예인들의 이름을 적은 지라시로 내용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대한 대중의 큰 관심 속에 '정준영 리스트'는 널리 퍼졌고,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가수 정준영.

■ '이미지 생명' 스타들 어쩌나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무척 소중한 자산이다. 대중에게 신뢰감과 호감을 주는 스타들은 많은 방송 및 작품에 출연하고 광고도 많이 딴다. 반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스타들은 순식간에 업계에서 자취를 감추곤 한다. 보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면 스타의 설자리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휘성은 '에이미의 연예인 A 씨' 논란 이후 케이윌과 함께 진행하려던 '브로맨쇼'를 하지 못 하게 됐다. 공연을 불과 보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휘성은 소속사를 통해 "모든 법적 조치가 끝나 정리가 된 일을 다시 쟁점화한 것은 내가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 원만한 공연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모두의 입장을 받아들여 취소하기로 합의했다"며 아쉬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완성도 높은 '브로맨쇼'를 개최할 수 있도록 공연 기획사 측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스케줄 조정부터 공연장 대관, 티켓 판매 등 모든 과정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휘성 녹취록 영상 일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휘성은 에이미와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까지 공개했다. "아무도 날 안 믿는데 난 어떻게 살아야 해", "내가 왜… 그 희생양이 내가 돼야해"라며 오열하는 장면까지 가감없이 노출됐다. 애초부터 휘성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다.

'정준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MBC 시사 프로그램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는 최근 방송 분에서 '정준영 리스트'의 출처를 쫓았고, 결국 이 리스트가 정준영과 함께 방송을 했던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을 단순히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설사 관계를 가졌다 한들 여성들에겐 죄가 없지만, '정준영 리스트'라는 지라시 탓에 많은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 옆에는 ‘정준영’, ‘몰카’ 등이 연관 검색어로 붙었고, 이들은 애꿎게 이미지 피해를 봐야 했다.

휘성은 "내가 다시 돌려놓겠다. 내가 잘못했다고 하겠다"는 에이미에게 "네가 잘못했다고 해도 아무도 안 믿는다 이제는"이라고 답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옆에 따라붙는 연관 검색어까지 지워내긴 힘들다. 콘서트 기사가 가득했어야 할 연예면이 '휘성 녹취록'으로 덮인 게 이를 증명한다.

사진=OSEN, 에이미 인스타그램, 휘성 녹취록 영상 캡처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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