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세먼지+내장지방, 염증·산화 스트레스 증가…혈관 기능장애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연구팀, 건강검진 수진자 1417명 분석
내장지방과 고혈압/제공= 서울대병원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각종 성인병의 대표적 원인인 복부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에게는 미세먼지(PM10)가 고혈압 위험을 더 촉진시킨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왼쪽부터 박진호 교수 김현진 박사/제공=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박진호(가정의학과 교수)·국립암센터 김현진 연구팀은 지난 2006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해 복부 CT 검사를 한 성인 남성 1417명의 내장 및 피하 복부지방 단면적을 측정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수진자들의 주소를 통해 거주지와 가까운 에어코리아 측정소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조사했다.

연구결과,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 증가하면 수축기 140mmHg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인 고혈압 가능성이 약 1.3배 증가했다.

하지만 단면적 200cm²를 초과하는 복부 내장지방을 가진 사람은 약 1.7배 더 늘어났다. 100cm² 이하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고혈압 증가영향은 없었고, 피하지방은 미세먼지와 고혈압과의 연관성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혈관에 염증 반응을 통해 고혈압과 관련된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장애가 발생한다. 또한 지방세포는 염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활성산소종을 생산하는데 피하지방보다는 내장지방 축적과 더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현진 박사는 “미세먼지 노출과 내장지방 세포가 결합돼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가 더욱 더 활성화되면 결국 고혈압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복부 내장지방이 많은 성인이 미세먼지 농도에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호 교수는 “복부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각종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크다. 미세먼지 노출은 해당 질환을 발병시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과 함께 복부 내장지방 감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처럼 ‘복부비만 수준에 따른 대기오염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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