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보험설계사…모집 수수료 개편 움직임·점포 통폐합 속출
떨고 있는 보험설계사…모집 수수료 개편 움직임·점포 통폐합 속출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04.22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험업계 이해관계자 입장 대립
보험 설계사들이 줄어들고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영업지점 통폐합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줄어들고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영업지점 통폐합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보험 영업의 ‘꽃’이라 불리던 보험설계사들이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다. 점점 보험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지점 통·폐합이 늘어나고 있고, 비대면 채널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집 수수료 개편에 대한 논의가 오가면서 설계사들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보험 모집 수수료 체계 개편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보험상품 사업비 및 모집수수료 개선'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현행 보험상품의 사업비 체계와 모집수수료 지급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집조직이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정보를 제공하도록 편향된 정보전달 유인을 제거하고 과도한 모집수수료 선지급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의 부작용 완화를 위해 수수료 분급 비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초년도 지급 수수료는 전체의 50% 이하, 초회 지급 수수료는 전체의 25% 이하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은 수수료 선지급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설계사 첫해 수수료는 지급 비중이 70~90%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설계사들이 ‘가짜 계약’을 작성하고 1년 뒤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이 높고,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위주로 권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종안 확정까지는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수수료는 설계사들의 수익과 직결된 현안이라 설계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 보험설계사는 “보험사들이 상당 비용을 관리비 등으로 떼가 실 지급액은 낮다”며 “이 같은 정책은 설계사의 이탈을 불러오고 영업하기 힘든 환경의 계속”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보험대리점협회 전무는 선지급 축소에 따른 부작용을 거론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전무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와 보험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간 수수료를 동일선으로 보고 있는데 GA 수수료엔 점포 운영비, 인건비 등 상당한 간접비용이 포함돼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보험연구원에서 제언한 개편 방안에 공감하면서도 업권별 특성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선지급 축소 부작용으로 설계사의 생계가 위협받고, 대량 탈락 등 모집조직 위축으로 이어져 보험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고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보험이 그간 수행해 온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보험 사업비 및 모집수수료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인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제도 개선의 최종 수혜자는 소비자가 될 수 있도록 주요 원칙하에 제도개선 방향이 논의·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점포 통폐합·비대면 채널 강화

보험사에 소속된 설계사가 줄어들고 실적이 부진하자 영업지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부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낮고 고정비가 많이 드는 오프라인 영업지점을 인근 거점 지점으로 통합하는 지점 효율화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25개 생명보험사의 영업점포 수는 총 3488개로 1년 전에 비해 8.49%(324개) 줄었다. 생보사 점포 수는 2013년 말 4402개, 2014년 말 4002개, 2015년 말 3855개, 2016년 3812개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생보 '빅3'의 경우 삼성생명의 점포 수가 2016년 말 730개에서 지난해 말 708개로 22개 줄었다. 교보생명도 670개에서 647개로 23개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655개로 변동이 없었다.

손해보험사의 영업점포도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말 3230개에 달했던 점포 수는 2014년 말 3157개로 감소했다. 2015년 말 3104개, 2016년 말 3038개, 지난해 말 2993개 등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형 손보사의 경우 DB손보의 점포 수는 448개로 전년(464개)에 비해 16개 줄었다. 현대해상은 449개에서 440개, KB손보는 405개에서 79개, 메리츠화재는 168개에서 64개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화재만 유일하게 점포 수가 659개에서 664개로 늘었다.

보험사들의 점포 통폐합 움직임은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채널 이용 금융거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생보사의 온라인 채널 초회보험료는 102억500만원으로 2012년(18억7900만원) 대비 약 7배 증가했다.

또한 GA의 대형화 추세와 오는 2022년 새 국제 회계기준인 IFRS17의 도입 등은 보험사들의 ‘조직 슬림화’를 촉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GA 설계사 수는 2014년 18만9288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22만4969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사 설계사 수는 20만9226명에서 18만4672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