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브리핑 행사 미뤄져...정식 출시 연기 되나
화면 보호막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가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오는 26일 미국에서 정식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야심작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가 ‘화면 보호막’이라는 예상치 못한 벽을 만나 제품 출시를 연기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돼 결과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2일 현재까지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 예정일(26일)에 대해 “변동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는 23일 홍콩,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예정된 언론인 대상 갤럭시 폴드 브리핑 행사를 연기했고 4월 중순으로 예상했던 국내 출시 브리핑도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 제품 공식 출시에 대한 주위의 시선은 예민하다.

회사 측은 행사 연기에 대한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초기(시연용) 제품에서 나온 기기 불량에 대해서 “해당 제품을 수거해 정밀 분석을 실시하겠다”며 해명과 설명이 혼재한 답을 내놓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제품의 결함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차후 솔루션을 찾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오는 26일 미국에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화면 보호막' 논란 속에 중국 언론인 브리핑 행사가 연기되며 출시 연기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8일 더버지, 블룸버그, CNBC 등 여러 외신들은 일제히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갤럭시 폴드 초기(시연용) 제품에서 스크린 결함과 같은 기능 이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고 최근 WSJ(월스트리트저널)까지 “우리는 베타테스터가 되고 싶지 않다”등의 리뷰를 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더해 초기 제품을 리뷰한 유튜버 등의 리뷰어들도 비슷한 스크린 결함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갤럭시 폴드의 기능 이상에 대한 후기를 담은 동영상과 기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논란들 속에서도 갤럭시 폴드는 미국에서 지난 12일 예약판매 시작 하루 만에 매진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업계 경쟁사인 중국의 화웨이X보다 무게가 가볍다는 등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화면 결함과 같은 문제로 출시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갤럭시 폴드의 ‘화면 보호막’은 무엇인가

지난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스마트폰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 위에 강화유리 소재의 커버 윈도를 부착해 화면을 보호한다.

OLED 패널 자체는 비닐처럼 얇고 외부 충격에 약한 재질이지만 폴더블 폰에 들어가는 POLED(플라스틱 OLED)는 스크래치와 같은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하다.

이에 따라 폴더블 폰에 들어가는 유리는 접히지 않는 소재로 제작하기가 어려워 플라스틱 소재의 필름을 붙여 마감한다.

특히 OLED 자체가 특성상 유기물로 빛을 내고 산소, 수분과 같은 성분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화면 보호막을 뜯는 것은 그 과정에서 강한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어 얇은 패널 자체가 틀어지고, 비어 있는 공간에 수분이나 공기가 들어가 화면이 먹통이 되는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 준비가 미흡했나, 설명이 부족했나

리뷰용 갤럭시 폴드를 수령해 사용해 본 매체들과 이용자들은 화면 보호막 제거에 따른 화면 결함 외에도 보호막이 움푹 들어가거나 흠집이 쉽게 난다고 지적했다. 또 손톱으로만 화면을 두드렸는데 항구적인 자국이 남았다고도 주장했다.

POLED의 특성상 화면 보호막은 절대적으로 부착되어 있어야 하지만 보호막과 디스플레이 사이에 틈이 있어 이용자들은 보호막을 벗기고 싶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실제로 화면 보호막과 베젤 사이의 간격이 발생해 떼어내도 되는 것처럼 보이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외신과 리뷰어들의 다양한 화면 보호막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잇따르자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 폴드의 화면 보호막은 기존 제품들과 달리 디스플레이 모듈 구조의 한 부품이어서 디스플레이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과 스크래치로부터 화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었다.

특히 “화면 보호막은 절대 임의로 제거하지 않고 사용할 것”을 당부하며 화면 보호막이 기존 유리보다 스크래치 등 파손 가능성이 높아 상시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교체용’으로 제작되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러한 주의 사항에 대해 출시 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고지되었어야 했고, 초기 사용자들도 1세대 제품을 사용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OLED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폰이 아니라, 밖으로 접는 ‘아웃 폴딩’ 방식으로 제작되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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