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복지부, 오락매체 흡연장면 등장 실태 조사 결과 발표
‘모니터링 강화…사회적 자정 분위기 형성’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국내 인기 드라마나 영화, 웹툰 작품 절반 이상에서 담배 제품이 나오거나 흡연 장면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흡연 장면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작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공=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이 같은 내용의 ‘오락 매체(미디어)에서의 담배 및 흡연장면 등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국내 제작 드라마·영화·웹툰·유튜브에서는 담배 제품이나 흡연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조사대상 드라마 중 53.3%, 영화 중 50.4%, 웹툰의 50.0%에서 담배 및 흡연장면이 나왔다.

노출 횟수가 많았던 영화는 군함도, 더킹, 브이아이피, 얼라이드 등이었다. 드라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의 아저씨였다. 웹툰은 복학왕, 뷰티풀군바리, 외모지상주의 등이다.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 중 지상파·종편·케이블에서 시청률이 각각 1∼5위였던 15개 작품 중 8개에서 담배·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이들 드라마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로 청소년 시청이 가능했다.

지상파는 1개(20%), 종편은 4개(80%), 케이블은 3개(60%) 작품에서 담배·흡연장면이 나왔다. 등장 횟수는 지상파 드라마 평균 5회, 종편 평균 4회, 특히 케이블 평균 14.3회였다. 케이블은 다른 채널보다 담배 등장빈도가 훨씬 높았다. 청소년 흡연 장면도 2차례나 있었다.

영화에서는 조사 대상 125작품 가운데 63작품(50.4%)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아동 및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전체 관람가 영화에서는 18작품 중 1작품으로 5.6%로 낮게 나타났지만, 12세 관람가 영화의 34.9%, 15세 관람가 영화에서는 68.6%로 높아졌다. 또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에서는 92.3%(13작품 중 12작품)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고, 21편의 영화에서는 담배상표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나왔다. 문제는 아동·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전체관람가~15세 관람가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영화는 같은 상영 등급의 외국 영화에 견줘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하는 작품 비중 및 작품당 등장 횟수가 높았다는 것이다.

웹툰의 경우, 조사 기간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로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재된 42개 작품의 1537편을 조사했는데, 작품 수로는 21개 작품(50%), 편수로는 145편(9.4%)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유튜브의 경우 지난해 7월 담배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인 11개 채널의 1612개 영상을 모두 조사한 결과, 72.7%(1172개) 영상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고 이 가운데 86%(1008개) 영상에서는 출연자가 직접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오락매체를 통해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지속적으로 청소년에게 노출되면 청소년의 흡연시도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흡연에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방지하기 위해 TV, 영화, 인터넷 방송, 웹툰, 유튜브 등 모든 매체에서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의 경우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작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향후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오락매체가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감시·감독(모니터링)을 강화해 사회적 자정 분위기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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