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수입못한다... 정유·유화업계 단기충격 예상
이란 원유 수입못한다... 정유·유화업계 단기충격 예상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4.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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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초경질유 저렴한가격·높은품질
수입 다변화 준비, 석유파동 가능성은 낮아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제재와 관련, 우리나라를 비롯한 8개국에 대해 인정했던 한시적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업체들의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입의 경로가 막히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정유·석유화학업계에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산 수입금지 조치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를 진행해와 원유 수급이나 공장 가동에서는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원유도입 물량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8.6%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연료인 나프타 함량이 다른 유종보다 높고 가격이 저렴해 국내 도입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초경질유는 기존 원유보다 가벼운 유분으로 석유화학업체에 최적화돼 있다.

이란 수송송유장치 /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는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등 4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회사는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3곳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공급처가 하나 줄어드는 셈이어서 수요자의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유가 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22일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이란산 석유 파동'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에도 미국이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예외 인정을 발표하기 전까지 9~12월 중 국내 업체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이뤄지지 않은 적이 있다.

이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므로 대응책은 이미 만들어둔 상태”라며 공장을 가동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란산 초경질유 공급 중단 가능성에 대비해 이전부터 업계와 긴밀히 대책을 협의해왔다"며 "단기간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으로 카타르산 등 대체재를 모색하는 한편 설비를 개선해 업계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각)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조치와 관련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던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시적 예외가 만료되는 시한은 5월 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