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 위탁 판매 비용을 우대금리로…
저축은행들이 자사 적금 상품에 보험을 끼고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DB저축은행, OK저축은행 로고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 연봉 3300만원인 직장인 A씨(33)는 월급 중 생활비 등을 제한 나머지 돈을 적금으로 묶어 두기로 했다. 미혼에 여자친구도 없고 평소 술자리를 즐기지 않아 돈이 남는 편이었다.

그래도 이자를 많이 주는 상품에 가입하고자 제2금융권까지 시야를 넓혀 자신에게 맞는 적금을 찾기로 했다. 그러던 중 DB저축은행 '드림빅(DreamBig)정기적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서민전용 상품이 아닌 일반 상품인데 연 6.9%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적금 가입 이후부터 만기 30일 이전까지 DB손해보험 다이렉트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보험가입기간 1년, 30만원 이상 신규가입 또는 갱신하고 적금만기시까지 보험 계약을 유지한 경우에만 우대조건이 성립된다는 것을 보고 좌절했다. A씨는 차가 없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를 보면 DB저축은행 '드림빅정기적금'이 업계 최고 금리를 자랑했다. 기본금리 연 3.1%에 최대 우대금리 3.8%포인트가 주어져 최고 연 6.9%로 독보적이다.

또다른 고금리 상품인 OK저축은행 'OK VIP 정기적금'도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가입 고객에 한해 개설이 가능하다. 기본 금리 2.5%에 우대금리를 합산해 총 4.9%를 이자로 챙길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삼성·신한·하나·미래에셋·동양생명 등 9곳과 제휴를 맺고 있다.

아주저축은행 '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은 기본 2.5% 이율에 '3명 또는 5명 이상 동시 가입'이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방카슈랑스 가입에 최대 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보험을 끼고 고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계열사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사들은 자사 보험 판매원들을 두고 있지만 보험 판매 대리점을 끼고 영업을 하는 상황이라 그쪽으로 인건비가 집행되고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전용 상품을 만들고, 거기에 자회사 또는 상호 제휴와 업무 협력을 통해 계약을 맺은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면서 인건비를 아껴 우대금리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새는 보험사에서 보험 대리점에 상품을 위탁 판매하는 편"이라며 "거기로 가는 비용을 우대금리로 돌려 혜택을 주는 것이지 보험을 미끼로 상품을 파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측은 "건강을 중시하는 요즘 은행에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예금자보호법에 포함되는 이점이 있다"며 "상품 가입자들에게는 우대금리까지 챙겨주는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카슈랑스는 1986년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 은행이 생명보험사 프레디카를 자회사로 설립해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은행과 보험회사가 서로 연결해 일반 개인에게 광역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또는 보험회사가 은행 지점을 보험상품의 판매 대리점으로 이용해 은행원이 직접 보험상품을 파는 영업형태를 말한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보편화돼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보험가입의 70% 정도가 방카슈랑스 형태로 이루어진다.

한국은 은행업과 보험업 겸업 금지로 시행되지 못하다가 2003년 8월부터 본격화됐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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