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나금융은 대만, 롯데카드는 베트남 진출 확대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롯데카드 최종 입찰에 한화그룹이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의 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카드와 하나금융의 통합에 따른 금융권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유통 가맹점 시너지도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롯데카드 해외진출 박차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최초로 전자지급수단 해외결제 서비스를 대만에서 개시한다.

'하나멤버스 대만결제 시범서비스' 론칭 기념 행사에서 하나금융그룹과 타이신금융그룹 및 대만 현지 주요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쟝쏭쩐 에버리치 부총경리, 쉬에동또우 패밀리마트 CEO,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우동량 타이신금융그룹 회장, 황쓰웨이 RT마트 재무총재, 우씬창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부총경리, 최동천 마스터카드 지역총재. /사진=KEB하나은행

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의 통합멤버십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스’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 가능한 전자지급수단인 ‘하나머니’로 대만 내 주요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번 ‘하나멤버스 대만결제 시범서비스’ 오픈으로 하나멤버스를 이용하는 KEB하나은행과 하나카드 손님들은 대만 방문 시에 별도로 환전을 하지 않아도 대만 최대 면세점인 에버리치(Everrich) 면세점과 자판기 및 전통시장인 야시장 내 가맹점 등에서‘하나머니’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1회 600달러 까지 가능하다.

또한 앞으로 순차적으로 대만 최대 편의점인 패밀리마트(Family Mart), 대형 할인마트인 알티마트(RT Mart), 대만 대형 백화점 체인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택시 조합인 대만 대차대 등 주요 가맹점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롯데카드도 베트남 금융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현지에서 신용카드 2종을 출시하고 신용카드 사업을 개시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하는 카드는 ‘롯데파이낸스 비자’와 ‘롯데파이낸스 비자 플래티넘’이다.

‘롯데파이낸스 비자(LOTTE FINANCE VISA)’ 카드(왼쪽), ‘롯데파이낸스 비자 플래티넘(LOTTE FINANCE VISA Platinum)’ 카드 이미지. /사진=롯데카드

적립된 포인트는 카드 대금 납부와 베트남 에어라인 마일리지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밖에 엘포인트도 탑재해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롯데시네마 등 300여개 롯데 계열사 가맹점을 이용할 때 최대 30% 할인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연내 롯데멤버스에서 추진 중인 포인트 호환 서비스가 도입되면 한국 롯데 계열사에서도 엘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 카드는 한국 여행에 특화된 서비스를 탑재해 베트남 관광객 유치와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파이낸스 김종극 법인장은 “롯데파이낸스의 최종적인 목표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고 사랑받는 금융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삶의 가치 향상은 물론 베트남 내 비 현금 결제 방식을 촉진하고 현지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이미 2009년부터 대표사무소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의 본격적인 출범과 함께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 금융 영업을 시작한 바 있다.

한편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조건으로 롯데멤버스와의 협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롯데카드에서 분리된 롯데멤버스는 3900만 회원을 보유한 통합멤버스 L.POINT(엘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롯데카드 아쉬워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이 다수의 유통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고객층이 차별화돼 있다. 롯데백화점 고객 중 30~50대 여성 회원 비중이 높은 만큼 롯데카드 고객들의 구매력도 높은 편이다. 롯데카드는 전체  회원 중 여성 회원이 65%다. 여성 회원 중에서도 30~50대 회원 비중이 79%에 달한다.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지난 19일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롯데카드 고객 중 백화점 VIP 고객을 상대로 하나금융 계열사들의 자산관리(WM)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울 수도 있다.

롯데 측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4% 중 최대 30%는 남기고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그룹 입장에선 롯데카드는 아까운 매물이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롯데카드만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도 자신들만의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빅데이터 관련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이 국회에 여전히 계류 중에 있지만, 빅데이터 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롯데카드와 롯데 유통 계열사들의 빅데이터 공유로 인한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핀테크 등을 탑재한 모바일 앱 ‘라이프(Life)’도 출시·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아쉬운 롯데카드를 사모펀드에 매각해 훗날 공정거래법 개정 완화 후 다시 사들인다는 관측도 나왔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롯데카드 인수 후 재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릴 것이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하나금융으로 매각해 다시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보다는 사모펀드와 협상을 통해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카드로 공정거래법이 개정·완화될 경우 롯데카드를 재인수 한다는 것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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