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사 VS. 리스·할부사 실적 대조
올 1분기 은행계 카드사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은행계 카드사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카드사를 제외한 여신전문금융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총 순이익 합은 2422억원으로 전년 동기(2756억원)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1391억원) 대비 12% 줄었다.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비용(세후 약 173억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개 수수료 등 신 수익원 발굴과 비용절감으로 인한 수익 보전이 있었지만 1분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분이 300억원이나 됐다.

우리카드는 은행계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올 1분기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0%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과 함께 배드뱅크 배당금 100억원의 일회성 요인이 없어진 것이 주 원인이었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255억원에 비해 28.6%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1분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은 150억원이었지만 1Q카드 흥행 등으로 80억원의 수익이 상쇄해 최종적으로 73억원 정도 감소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는 은행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78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줄었지만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마케팅 비용 감축 등의 효율성 제고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업계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인하 여파가 본격화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800억원 정도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면서 1분기 이후 실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카드사를 제외한 여신전문금융사들이 2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3일 공개한 잠정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여전사 97곳(할부금융 21개·리스 25개·신기술금융 51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9427억원으로 전년(1조9244억원)보다 183억원 늘며 2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리스·할부와 같은 고유업무 부문의 순이익이 전년 2조5432억원 대비 8.5% 확대됐다.

여전사의 총자산 규모 또한 14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1조1000억원 대비 9.5%(12조4000억원) 늘어났다. 자산별로 고유업무 자산은 56조원으로 할부와 리스자산 증가에 기인해 전년 같은 기간 52조원 대비 7.7% 성장했다. 대출자산은 68조9000억원으로 가계·기업대출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61조3000억원과 비교해 12.4% 확대됐다.

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반된 경영실적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사들은 리스·할부금융사들과 함께 여신전문금융협회 소속으로 여신전문금융법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다른 규제가 적용되면서 경영실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여전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을 10배로 규정했지만, 카드사는 금융위 고시로 예외적으로 6배로 제한하고 있다.

카드노조도 지난 12일 금융당국이 다음 달 말까지 레버리지 비율 완화를 비롯한 업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총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앞서 카드업계는 지난 9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에서 업계가 중점적으로 요구했던 ▲레버리지비율 완화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 기간 단축 등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로 인해 카드산업의 경영 환경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는 바뀐 수수료 체계가 온전히 적용되면서 카드산업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카드사마다 마케팅 비용 축소 등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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