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마스터’로 진화한 류현진, 기록이 말해준다
‘제구 마스터’로 진화한 류현진, 기록이 말해준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4.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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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20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류현진이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20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괴물이 더 강해져 돌아왔다. 생애 첫 20승을 목표로 내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기록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무4사구 8피안타(1홈런) 10탈삼진 2실점을 호투하며 시즌 3승을 올렸다.

이날 류현진은 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105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다. 탈삼진 10개도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10개 이상의 삼진을 솎아낸 것은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세 번째다. 아울러 무사사구를 기록하며 홈 경기 56이닝 연속 무볼넷이라는 진기록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은 3.10에서 2.96까지 떨어뜨렸다.

이날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 오스틴 반스(30)는 경기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정말 뛰어난 투수다. 좀 특별한 것 같다. 그는 매번 그랬듯 묵묵히 싸워 나간다. 심지어 당황한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 위력적인 커터-핀포인트 제구력,‘닥터 K’된 코리안 몬스터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류현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5경기서 27.1이닝을 던지는 동안 4사구를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반면 탈삼진은 33개를 잡았다. 9이닝 당 탈삼진 비율은 10.7에 이르고, 볼넷 비율은 0.66으로 경기당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삼진/볼넷 비율(K/BB)도 16.5로 높다. 류현진은 규정이닝에게 0.2이닝이 부족해 순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20이닝 이상 던진 리그 전체 투수 128명 중에는 9이닝당 볼넷이 유일하게 1개 이내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탈삼진/볼넷 비율 역시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독보적인 1위다. 이 부문 2위는 사이영상 출신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맥스 슈어저(35ㆍ워싱턴 내셔널스)다. 류현진이 리그에서 손꼽을 만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는 증거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부터 투구 스타일과 공 배합에 변화를 줬다. 과거에 포심-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했다면 지난해 부턴 컷패스트볼(커터)를 추가하는 등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좌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넘나드는 커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좌타자 약점을 극복했다. 송재우(53) 본지 메이저리그 논평위원은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류현진이 지난해부터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를 추가하면서 더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속구 구속은 예전만큼 나오고 있지 않지만,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있다. 원래 제구가 좋았던 투수이지만, 지난해보다 더 정교해졌다”고 평가했다.
 
◆ 공격적인 류현진과 피홈런

류현진의 올 시즌 유일한 흠은 피홈런이다. 류현진은 올해 등판한 5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홈런을 많이 허용한 탓에 피장타율은 0.467다. 20이닝 이상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64명 중 51위로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득점권에서 맞은 홈런은 2개에 불과하다. 주자를 잘 내보내지 않으니 홈런을 맞아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류현진의 피출루율은 0.262로 내셔널리그 2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8위다. 공격적인 승부도 피홈런이 많아진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과감하고 빠른 승부로 타자들과 수 싸움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류현진도 피홈런에 대해 개의치 않고 있다. MLB.com은 “초등학교 때부터 볼넷보다 홈런을 맞는 게 더 낫다고 배웠다”는 류현진의 야구 철학을 소개하기도 했다. MLB.com은 “그래서 류현진이 올 시즌 27.1이닝 동안 6개의 홈런을 맞은 반면 볼넷은 2개밖에 허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2018년 8월 27일부터 홈에서 56이닝을 소화하며 58개의 삼진과 무볼넷을 기록했다”고 호평했다. 송재우 논평위원은 “물론 피홈런까지 줄이면 완벽한 투수가 되겠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류현진이 피홈런이 많은 이유는 공격적인 승부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변화구를 던졌을 타이밍에 허를 찔러 속구를 던지는 등 과감하고 빠르게 타자들과 승부하고 있다. 이 덕분에 투구 수도 줄고,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