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사 해외점포 흑자전환
진출국가별 손익현황(괄호내는 전년대비 증감)(단위 : 백만달러). /사진=금융감독원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국내 보험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의 해외점포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10개 보험사(생명보험사 3개, 손해보험사 7개) 해외점포 35곳의 당기순이익은 2370만 달러(약 265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209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017년 대비 무려 4460만 달러나 증가한 수치다.

이는 보험 영업 실적 개선, 투자이익 증가 등으로 보험업의 수익 4930만 달러가 증가한 데서 기인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1670만 달러, 중국 1500만 달러 이익을 거두며 전년대비 각각 1850만 달러, 1370만 달러 증가했다. 적자였던 베트남 또한 수익이 630만 달러 증가하며 8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미국은 1990만 달러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폭은 전년보다 480만 달러 줄었다.

보험사 해외점포를 지역별로 보면 중국 등 아시아 21개(60.0%), 미국 9개(25.7%), 영국 3개(8.6%) 등의 순이다.

◆ 아시아, 특히 베트남 시장 ‘주목’

최근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보험 침투율이 높은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 보다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보험사들이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높은 경제성장률에 비해 아직 보험 침투율이 낮은 베트남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베트남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시장 규모는 각각 우리나라의 2.0%, 2.4%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국내 생명보험사가 단독으로 지분 100%를 출자해 해외 보험영업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다. 한화생명은 2016년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실적이 급증했고, 지난해 시장점유율(M/S) 8위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중이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영업네트워크 확장 외에 철저한 현지 맞춤형 상품개발과 고객서비스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5월 베트남 프레보아생명 지분 50%를 인수해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했다. 현지 생명보험 업계 10위 규모이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수입 보험료 성장률 업계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점유율 5위인 피티아이(PTI)손해보험 지분 37.3% 인수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피티아이손보는 영업 확대로 지난해 베트남 보험사 3위권까지 올라섰다. 더불어 미얀마에 국내 손보사로는 최초로 현지 사무소를 열고 신규 라이선스를 신청해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한 현대해상은 최근 ‘비엣틴은행보험회사’의 지분을 25% 인수했고, KB손해보험도 현지 보험업계 3위인 바오민보험의 지분 17%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 역시 베트남에 주재 사무소를 열었고, 신한생명도 현재 베트남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베트남 시장은 성장성을 엿볼 수 있지만 국영 보험사가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서구권 보험사들도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보험사들은 디지털·핀테크 활용 등을 통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보험사의 베트남 진출은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맞물려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금융감독기관과 잇따라 만나 정부의 신남방 정책을 설명하고 금융회사 진출을 측면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해상과 미래에셋생명, KB손해보험 등이 베트남 현지 보험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보험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금감원 측은 "최근에는 보험사 단독으로 해외에 지점·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현지 금융회사와의 합작·지분투자를 통해 진출하는 추세"라며 "금감원은 보험사의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하고 해외 감독당국과의 협조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해외점포 운영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서 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27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58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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