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K리그는 올해도 전북 천하?... ‘인간 모라이스’와 ‘감독 모라이스’
[현장에서] K리그는 올해도 전북 천하?... ‘인간 모라이스’와 ‘감독 모라이스’
  • 전주월드컵경기장=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4.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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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가 K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가 K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28일 오후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19 9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전주월드컵경기장 감독실에선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20여 명의 취재진이 둘러앉은 가운데 등장한 조제 모라이스(54) 전북 현대 감독은 함께 들어온 통역관에게 감독석을 가리키며 앉으라고 손짓하고 자신은 보조석을 앉았다. 취재진이 고개를 갸우뚱하자, 모라이스 감독은 활짝 웃으며 다시 감독석에 앉았다.

◆ ‘인간’ 모라이스는 다정다감한 원칙주의자

모라이스 감독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었던 대목이다. 본지와 만난 구단의 한 관계자는 “수더분한 성격이다.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도 있다. (포르투갈 출신이라)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말이 통하진 못하지만 장난 치는 걸 좋아하시는 성격이다. 결코 딱딱하신 성격은 아니고 선수들의 사생활도 존중해주신다”며 “다만 훈련 등과 관련된 원칙은 철저히 하신다”고 귀띔했다.

전북(18득점)은 이날 1-1로 맞서다 후반 추가시간 한승규(23)의 극적인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두고 울산 현대(13득점)에 다득점에서 앞선 리그 단독 선두(승점 20)를 지켰다. 경기 후 모라이스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한 차례 더 빛을 발했다. 승리 수훈 선수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한승규가 “그 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즌 초반 내 경기력에 아쉬움이 많았다. 정체되는 것 같아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 하고 마음고생도 했다”며 고개를 떨구자 옆에서 지켜보던 모라이스 감독은 “(한)승규가 마음고생이 심했다는데 그럴 필요 없다. 나는 항상 승규를 믿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장에서 즐겁고 활발하게 뛰어줬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모라이스 감독의 말을 들은 한승규는 “감사합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인터뷰가 끝난 후 한승규의 어깨를 다독이며 기자회견장을 나서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외국인 감독이지만 한국인 특유의 ‘정(情)’이란 정서도 갖고 있다.

◆ 모라이스 축구는 ‘닥공’과 ‘안정’의 조화

모라이스 축구는 ‘최강희(60ㆍ다롄 이팡) 축구’와 다소 다르다. 모라이스 감독의 리더십은 신뢰와 자율을 기반으로 하고 때론 친근한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과 통하는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축구 컬러는 조금 다르다는 게 축구계의 평가다.

이날 마주한 최용수(46) 서울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이 이끌던 전북의 축구는 말 그대로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한 골 넣으면 더 많은 골을 넣기 위해 상대를 계속 공략했다"며 “올해는 경기 90분간의 템포가 그때와 달라졌다. 올 시즌 전북은 선제골을 넣고 나선 안정적으로 가다가 역습을 노리더라”고 분석했다. “과거 (전북이 워낙 강해) 최강희 감독님을 만날 때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다”던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전북도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국가대표급이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등 공격 패턴 역시 다양하다. 과거에도, 지금도 전북은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을 찾은 한준희(49) KBS 축구 해설위원은 “올 시즌 전북은 최강희 감독 스타일의 ‘닥공’까진 아니다. 물론 여전히 볼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공격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 3연패에 도전한다. 초반 3경기에서 1승 1무 1패로 기대 이하의 모습에 그쳤으나 모라이스 체제가 안정화되가면서 승점 쌓기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 4연승을 포함해 지난 6경기에서 5승 1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리그 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18점)을 올리면서도 최소 실점 공동 3위(6골)를 기록 중이다. 공수가 안정된 모라이스의 전북도 대권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