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재현 CJ그룹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지분 확보
CJ 측 "경영 승계 단계 아니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29일 CJ주식회사의 지분 2.8%를 점유하게 됐다./CJ그룹 제공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CJ그룹의 경영승계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0) CJ제일제당 부장이 그룹 모태격인 CJ주식회사의 지분 일부를 확보,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 부장의 경영 참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면서 그룹 전반에 걸쳐 경영 지휘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경영승계 작업을 진척시키고 있는 것으로 그룹안팎에서는 본다.

얼마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타계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외부 세력의 지분경쟁에 휩싸인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온다.

CJ그룹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분할 비율 올리브영 55%, IT 45%)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 편입할 것을 발표했다.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0.5444487이며 주주의 가치를 고려해 신주가 아닌 자사주를 배분한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이 부장이 CJ주식회사의 지분 일부인 2.8%를 점유하게 되면서, 경영 참여의 신호탄이 울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실제 이 부장은 이재현 회장의 외아들이자 그룹 후계자로 꼽히던 인물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 2013년 CJ그룹에 사원으로 입사해 지난 2017년 부장으로 승진, 바이오사업관리 팀장으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간 경영 능력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거니와 CJ주식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본격적인 CJ그룹 경영 참여 시기를 두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CJ그룹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 분할했다. /연합뉴스

이러한 가운데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중추적 역할로 점쳐지던 CJ올리브네트웍스가 분할, 편입하면서 이 부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7.97%을 내주고 그 비율만큼 CJ주식회사의 주식 2.8%를 받게 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2014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한 비상장 회사로 지주사인 CJ가 지분 55.0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CJ그룹이 경영권 승계는 물론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한 큰 그림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기업 분할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내부 거래 비중이 상당 부분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인적분할 및 지분교환으로 CJ그룹은 경영권 승계 및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그간 CJ올리브네트웍스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44.07%)과 매년 늘어나는 내부거래로 감시를 받았다. 현행법상 자산총액이 5조 원 이상의 기업집단 속에 속한 회사의 경우 비상장사 기준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을 차지하면 공정위의 규제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3728억 원을 거둔 바 있다.

업계 의견과 관련해 CJ 관계자는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이 부장이) 점유하게 된 지분만으로 경영 승계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고 담담하게 반문하면서 "기존 사업의 진화와 혁신을 비롯해 미래사업 개척을 위한 그룹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분할 후 IT 부문은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 디지털 신사업 추진체로 육성할 것이며 올리브영은 확고한 H&B 1등 지위 기반 글로벌 확장과 온라인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양 사업 부문이 보다 전문화된 사업영역에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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