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4월' 추추트레인 멈출 줄 모르는 질주
'역대급 4월' 추추트레인 멈출 줄 모르는 질주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4.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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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LA에인절스전에서 타격하고 있는 추신수. /AFP 연합뉴스
17일 LA에인절스전에서 타격하고 있는 추신수. /AF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노병은 죽지 않는다. ‘회춘’한 추신수(37)가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올해 한국 나이로 38살을 맞은 추신수는 시즌 전망이 어두웠다. 개막 전부터 미국 현지 언론의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오프시즌 연례행사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트레이드설에 휘말렸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예측 시스템 ‘페코타 프로젝션(PECOTA Projections)’은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을 타율 0.255, 출루율 0.348, 장타율 0.414, 14홈런, 64득점, 50타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0으로 내다봤다.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추신수는 개막전에서 11년 만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일각에서는 추신수가 플래툰 시스템의 벽에 막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규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추신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개막 뒤 꾸준한 활약을 펼친 그는 지난달 29일(이하 한국 시각)까지 26경기 타율 0.330 (97타수 32안타) 3홈런 11타점 20득점 2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577 OPS 0.829를 기록했다. 타율은 팀 내 3위, 출루율은 2위, OPS는 3위다.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시즌 초반 성적표다. 텍사스의 최고령 선수인 추신수는 자신들보다 훨씬 어린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2013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추신수는 4월까지 27경기 타율 0.337(101타수 34안타) 4홈런 11타점 20득점 2도루 출루율 0.477 장타율 0.554 OPS 1.031을 기록했다. 올 시즌과 비슷한 수치다.

특히 추신수는 텍사스의 리드오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추신수의 1회 타율은 0.684(19타수 13안타), 출루율은 0.750에 이른다. 무서운 출루본능으로 리그 최고의 공격 선봉장 구실을 하고 있다.

2루타 페이스도 놀랍다. 추신수는 벌써 11개의 2루타를 때려냈다. 리그 전체로 보면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이대로 라면 2012년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시절 세운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43개)도 뛰어넘을 수 있을 듯하다.

사령탑의 믿음도 굳건해졌다. 추신수의 개막전 선발 제외에 대해 사과했던 크리스 우드워드(43)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과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장타도 치고, 볼넷도 얻는 유일무이한 1번 타자”라며 “정말 놀랍다. 어떤 징크스에도 걸리고 싶진 않지만 추신수가 2루타와 볼넷으로 몇 경기를 이끌었는지 모르겠다. 이닝 선두타자로 나설 때마다 분위기를 만든다”고 칭찬했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추신수(오른쪽). /AFP 연합뉴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추신수(오른쪽). /AFP 연합뉴스

미국 현지 언론도 추신수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지역 매체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지난달 19일 텍사스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추신수를 꼽으며 “그가 팀 내 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칭찬했다. 미국 텍사스지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는 이 팀에서 생산적이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소리가 됐다. 팀에 가치가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후보로 꼽혔던 텍사스는 예상을 뒤엎고 초반 3위로 선전 중이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추신수가 있음이 분명하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추신수는 지난해에도 전반기에는 타율 0.293를 기록하고, 현역 메이저리거 최장인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우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56경기에서 타율 0.217에 머무르며 전반기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현재의 좋은 흐름을 시즌 후반까지 이어간다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5일 통산 1500안타 고지에 오른 추신수는 또 다른 대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추신수는 6경기만 더 출장하면 빅리그 통산 15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다. 또 홈런 8개를 추가하면 아시아 선수 최초 통산 200홈런 금자탑을 세운다. 추추트레인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