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용자 개입 없어도...자동 진행되는 '게으른 게임'
90년대 다마고치 시초...컴투스·넥슨도 '관심'
2016년 아이들상상공장이 개발한 방치형 수족관 시뮬레이션 '어비스리움 : 탭으로 키우는 수족관'은 아름다운 모션 그래픽과 사운드로 '힐링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사진=구글플레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대세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이른바 ‘방치형 게임’이 뜨고 있다. 방치형 게임이란 특별한 조작 없이도 가만히 두면 알아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단순한 조작 방식에 자동 진행을 지원하는 방치형 게임은 ‘현질’과 고난이도 게임에 지친 게임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방치형 게임의 영문명은 ‘Idle Game(게으른 게임)’이다. 단순 클릭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에서 ‘Clicker Game(클리커 게임)’으로 불리기도 한다. 복잡한 시스템이 요구되지 않는 게임 특성상 저비용으로 개발이 가능해 초기 방치형 게임은 인디게임 개발자나 중·소형 기업 위주로 토대가 만들어졌다.

방치형 게임의 원조는 1990년대 말 등장한 일본 반다이의 ‘다마고치’다. 한 주부 개발자의 아이디어를 반다이가 구매해 상품화했다고 알려진 다마고치는 달걀 모양의 휴대용 게임기를 통한 동물 육성 게임이다. 이용자는 먹이주기, 놀아주기, 청소 등 3개의 조작만 해주면 동물이 자동으로 성장했고, 간단한 플레이 방식에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마고치 이후 방치형 게임은 육성 외에도 RPG, 퍼즐, 시뮬레이션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2014년 출시된 캐나다 게임하이브의 ‘탭 타이탄’과 국내 개발사인 아이들상상공장이 2016년 출시한 ‘어비스리움 : 탭으로 키우는 수족관’ 등은 글로벌 히트에 성공하며 방치형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어비스리움의 경우 출시 5개월만에 7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2016년 한국과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올해를 빛낸 최고의 인디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복잡한 조작 없이 나만의 수족관을 만든다는 콘셉트로 개발된 어비스리움은 아름다운 모션 그래픽과 사운드로 ‘힐링을 겸비한 방치형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 컴투스, 방치형 게임사 공격적 인수…넥슨도 신작 5월 출시

컴투스는 지난 3월 방치형 게임 '드래곤스카이'로 유명한 마나코어를 인수했다./사진=구글플레이

국내 게임 대기업들도 방치형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주자는 컴투스다. 컴투스는 지난 3월 방치형 게임으로 유명한 마나코어와 노바팩토리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방치형게임 시장 집중 계획을 밝혔다. 컴투스는 지난해에도 방치형 게임으로 유명한 트리플더블의 모회사 데이세븐을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수에 나서고 있다.

컴투스가 인수한 마나코어는 지난해 방치형 RPG ‘드래곤스카이’로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노바팩토리 역시 2D RPG ‘좀비여고’ 등으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컴투스는 트리플더블의 방치형 RPG ‘열렙전사’ ‘딜딜딜’에 이어 ‘드래곤스카이’ 등 다양한 방치형 게임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넥슨은 이달 중 방치형 기지 매니지먼트 게임 '고질라 디펜스 포스'를 출시한다./사진=넥슨

넥슨도 이달 중 자회사 네오플을 통해 방치형 기지 매니지먼트 ‘고질라 디펜스 포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본 토호사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으로 세계 주요 도시에 등장한 고질라 괴수를 상대로 기지를 건설하고 도시를 방어하는 게임이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10개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게임은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자 동시에 노가다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방치형 게임은 특별한 조작이나 개입이 없어도 방관자 입장에서 게임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방치형 게임이 게임 시장의 비주류로 통하고 있지만 히트작이 출시되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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