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점입가경
과이도 의장, 처음으로 무력 수단 사용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베네수엘라 후안 과이도 국회 의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무력 카드를 꺼내 들었다. / AP=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주도해 온 후안 과이도 국회 의장이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후안 과이도 의장이 길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를 시도하면서 ‘한 나라 두 대통령’ 정국이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 온 그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뒤 이날 처음으로 무력을 수단으로 사용했다.

과이도 의장이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과 연관이 있다. 그는 지난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등 불법적으로 치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과이도 의장은 줄곧 평화 시위를 이어 왔다. 대규모 정전이 이어진 3월에도 마두로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만큼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이랬던 그가 군사 봉기를 시도하며 군부의 동참을 촉구하는 것은 특단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군부의 지지가 정권 교체의 핵심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앞서 마두로 정권은 과이도 의장의 의원 면책 특권을 박탈, 그를 겨냥한 수사에 착수했다. 정보기관이 과이도 의장의 측근을 체포하면서 포위망을 좁혀 오자 미국이 나서 경고했다. 과이도 의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5월 1일 베네수엘라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예정됐다. 외신은 과이도 의장의 군사 봉기 시도가 시위의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군부 지지 확보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한다. AP 통신은 “이번 군사 봉기 시도가 다수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범위한 군사 반란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며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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