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꾸준한 증가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27%에 달한다. 네 집 가운데 한 집이 1인 가구다. 1980년에는 불과 4.5%였던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5%로 급격히 높아지더니 2010년에는 23.9%로 뛰었다. 2025년이 되면 31.3%까지 확산할 전망이다. 1인 가구 수는 늘어가는데 이들의 삶의 질은 어떨까.

■ 빈곤율 높고 노후 불안정

1인 가구의 상황은 녹록지만은 않다. 다인 가구에 비해 빈곤수준이 높고 노후는 불안정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나라 세대별 1인 가구 현황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국복지패널 9차연도(201년) 자료를 분석해 청년층(20~39세), 중년층(40~64세), 노년층(65세 이상) 등 세대별 1인 가구 특성을 조사한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세대별 1인 가구 기초생활보장 수급비율은 청년층 3.5%, 중년층 16.1%, 노년층 17.4%다. 반면 다인 가구는 3~6%다. 1인 가구가 생계를 더 많이 국가에 의지한다는 의미다.

현재의 생활이 퍽퍽하니 노후를 위한 준비도 만만치 않다. 중년층 1인 가구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64.2%다. 다인 가구의 경우 이 비율이 79.6%에 달한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가입비율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년층 1인 가구의 퇴직연금, 개인연금 가입률은 각각 7.6%, 10.5%인 반면 중년층 다인 가구는 각각 10.1%, 17.7%다. 1인 가구의 노후 소득이 다인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 청년층ㆍ중년층 1인 가구 10명 중 3~4명은 월세 거주

자기 집을 가진 1인 가구도 다인 가구에 비해 적다. 청년층 1인 가구의 자가소유비율은 11.6%다. 중년층이라고 해도 29.9%만이 자기 집을 가졌다. 노년층도 44.3%에 그쳤다.

특히 청년층과 중년층 1인 가구의 보증부 월세 거주 비율은 각각 45.2%, 38.7%에 달한다. 10명 가운데 3~4명이 월세로 인해 불안정한 주거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다인 가구의 자가소유비율은 60~76%에 달한다.

이런 탓에 1인 가구의 주거환경은 다인 가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 밖에 없다. 방음이나 환기, 채광, 난방설비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생활하는 중ㆍ장년층 1인 가구가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이들 스스로가 소음이나 진동, 악취 등으로 주거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건강수준 낮고 흡연ㆍ음주율 높아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건강상태 역시 다인 가구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층에서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사이 격차가 컸다. 중년층 1인 가구의 만성질환감염률은 64.8%인 반면 중년층 다인 가구는 44%였다. 중년층 1인 가구가 중년층 다인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병으로 시달리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다. 입원율도 중년층 1인 가구가 12.4%인 반면 중년층 다인 가구는 8.2%에 불과했다.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우울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중년층 1인 가구의 우울 의심률은 27.2%였다. 반면 중년층 다인 가구는 8.8%에 불과했다. 자살상각률도 각각 13.8%와 3.0%로 중년층 1인 가구가 훨씬 높았다.

청년층 1인 가구는 술과 담배에 훨씬 더 많이 노출돼 있었다. 청년층 1인 가구의 흡연율과 음주율은 각각 32.9%, 82.1%인 반면 청년층 다인 가구는 19.3%와 67.9%였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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