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나루히토 새 일왕, 1일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
전 일왕 따라 평화 행보 보일지 ‘관심 집중’
나루히토 새 일왕. 1일 일본에서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AP=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즉위했다.

1일 오전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일본 도쿄 시내 왕궁에서 즉위 행사를 갖고 일본 국왕 자리에 올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록상 역대 두 번째로 고령에 즉위했다. 올해 59세인 그는 아키히토 전 일왕의 장남이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퇴위한 전 일왕에 대해 “즉위 후 30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세계 평화와 국민의 행복을 바라며 국민과 고락을 함께했다”며 행보에 대해 평가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재위 기간 동안 일본의 침략 전쟁 등 과거사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수차례 피력하며 평화주의 행보를 걸어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루히토 새 일왕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첫 즉위 소감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1946년 11월 공포된 일본 헌법은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헌법은 육해공군과 그밖의 전력을 갖지 않는다고도 명기해 평화 헌법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아베 정부와 여당은 국가 정상화를 내세우며 자위대 조항을 넣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일왕의 가치관이 담긴 첫 소감에 귀 기울이는 것은 당연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이날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며 “(일본)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즉위 첫 소감을 밝혔다. 일본 헌법에 대한 수호 의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989년에 “여러분과 함께 헌법을 지키고 평화와 복지 증진을 희망한다”는 즉위 소감을 밝힌 전 일왕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전쟁 이후 태어난 첫 번째 일왕인 나루히토의 정치적 성향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베 총리가 추진 중인 헌법 개정에는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인 아키히토가 세운 평화주의 전통을 이어 갈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일본 국민을 대표해 새 일왕의 즉위에 축의를 표했다. 일본은 이날부터 새 일왕의 연호인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이한다.

조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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