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CJ푸드빌이 해외사업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결국 알짜사업인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CJ푸드빌은 그동안 CJ그룹의 해외사업에 첨병역할을 담당했지만  적자구조를 탈피하지는 못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푸드빌의 국내사업은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 CJ푸드빌은 지난 2016년와 2017년 각각 76억원, 190억원의 영업이익을 국내사업에서 거뒀다. 다만 투썸플레이스를  자회사 독립시킨 2018년부터 국내사업도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국내 실적의 경우도 투썸플레이스의 실적을 더하면 영업이익이 다시금 흑자로 돌아선다. 투썸플레이스가 CJ푸드빌의 영업이익을 담당하던 알짜사업이라는 반증이다.

잘 나가는 국내사업과 달리 이재현 회장의 꿈이 담긴 '월드베스트CJ'는 매년 적자의 수렁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은 미국,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 10개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매년마다 영업손실을 기록함에도 유지시켜왔던 해외사업들이다.

올해도 미국 식품제조업 및 외식사업 법인인 ‘Tous Les Jours International Corp’를 제외한 모든 법인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해외법인인 ‘CJ Beijing Bakery Co., Ltd’는 올해 13억원의 적자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 법인인 ‘PT.CJ Foodville Bakery and Cafe Indonesia’도 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2017년보다 2억원가량 적자 폭이 커졌다.

해외 법인의 올해 영업손실액을 합치면 43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거둔 영업이익을 모조리 해외사업에서 깍아먹는 구조인 셈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CJ푸드빌은 해외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CJ푸드빌이 주력하는 사업은 ‘K-FOOD’사업이다. K-FOOD 사업은 K-POP처럼 음식의 한류 붐을 이끌어 한식의 세계화 및 한식을 현지화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해외사업에 대한 실익은 CJ제일제당에서 가져가고 있다. CJ푸드빌이 브랜드를 홍보하면 주력회사인 CJ제일제당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비비고’ 브랜드다.

CJ푸드빌은 미국 등 해외에서 ‘비비고’ 브랜드를 외식 레스토랑 형태로 처음 선보였다. CJ푸드빌이 첫선을 보였음에도 이에 대한 실익은 챙긴 건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34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이 HMR(가정간편식) 형태로 진출해 비비고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CJ푸드빌은 비비고 레스토랑을 과감히 정리했다. 적자구조 탈피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투썸플레이스 경영권 매각과 미국 내 비비고 레스토랑 정리는 유사한 점이 많다.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거나 알짜배기 사업을 접은 사례로 통하기 때문이다. 결국 CJ푸드빌만 손해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CJ푸드빌이 주력사 밀어주기와 자금확보의 희생양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2030년까지 ‘월드베스트 CJ’를 달성을 위해 자금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CJ푸드빌을 통해 해결하려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CJ푸드빌이 그룹의 해외사업 진출에 최전선에서 첨병역할을 맡아 진행해왔던 걸로 안다”며 “프렌차이즈 점포를 기반으로 둔 업체가 적자를 발생하기 쉽지 않은데 CJ푸드빌의 경우 무리한 해외사업 투자가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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