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번째 미국 도전' 박지수 "작년과 올해는 달라, 우승 기운 쭉 이어지길"
[인터뷰] '두 번째 미국 도전' 박지수 "작년과 올해는 달라, 우승 기운 쭉 이어지길"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5.01 21:40
  • 수정 2019-05-01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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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는 2018-2019시즌 WKBL에서 역대 최연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청주 KB스타즈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며 새 시대를 선언했다.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선영 기자] 청주 KB스타즈의 첫 통합우승을 이끈 ‘국보 센터’ 박지수(21)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두 번째 시즌을 치르기 위해 1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출국했다. 박지수는 5일부터 소속팀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친다. 12인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 27일 LA 스팍스와 홈 경기를 시작으로 약 4개월간 WNBA 코트를 누빈다.  
 
◆ 통합우승과 최연소 MVP, 완벽했던 한 시즌   

박지수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벌써 미국에 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는 KB에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3.1점 11.1리바운드 3.0어시스트,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평균 25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쳤다. 역대 최연소이자 만장일치로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하며 ‘박지수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2016년 프로 데뷔 후 처음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이 확정된 당일은 기뻤는데 다음날에는 뭔가 어색했다. ‘이제 끝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왠지 경기가 더 있을 것만 같고 불안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언론사를 돌면서 인사를 할 때 다시 한번 우승을 실감했다. 많은 분들이 ‘매번 우리은행 코칭스태프가 왔는데 새로운 얼굴을 보니까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전했다.  
 
◆  ‘꿈의 무대’ WNBA에서 첫 경험  

세계 최고 리그 WNBA에서 뛴 경험은 박지수를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었다. 박지수는 지난해 4월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의 지명을 받은 뒤 라스베이거스로 트레이드 됐다. 드래프트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았지만 기량을 인정 받아 꿈의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미국 진출을 응원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최고가 된 다음 미국에 가도 늦지 않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저는 최고라는 기준이 애매하고 주관적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좋은 기회가 온 만큼 도전하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8시즌 WNBA에서 32경기에 출전(선발 11경기)해 평균 2.8점 3.3리바운드 0.6블록슛을 올렸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만 19세의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맞서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빌 레임비어(62)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동료 선수들과 어울리는 데도 큰 문제가 없었다. 박지수는 “같은 포지션의 캐롤린 스워즈(30)가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디 갈 때마다 항상 챙겨주고 한국인 친구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WNBA에서 시카고 스카이의 스테파니 돌슨을 상대하고 있는 박지수(왼쪽).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SNS

◆ 어느덧 2년 차, 공격력 강화·플레이오프 진출 목표

박지수는 이제 미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그는 “작년엔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설레는 마음이 컸다. 지금은 다르다. 가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또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신인이었던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고 밝혔다.

WNBA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비시즌 공격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승 행사, 인터뷰 등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1~2주간 스킬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는 “이번에 시즌을 치르면서 ‘드리블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스트업 할 때도 드리블이 필요한데 워낙 스틸을 잘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나.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간은 짧았지만 스킬 트레이닝이 도움이 됐다. 골 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WNBA에서 목표를 묻자 그는 “정확한 수치를 정하면 잘 안 되는 편이다. 작년의 2배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고 싶다. 일단 최종 엔트리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뿐 아니라 팀 성적도 언급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해 14승 20패로 9위에 그치며 8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쳤다. 박지수는 “사실 지난 시즌 한국에서 준우승 한 뒤 미국으로 떠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게다가 미국에서도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뭔가 안 풀리는구나 싶었다”라며 “하지만 올해는 WKBL 통합우승으로 스타트를 잘 끊었다. 좋은 기운을 갖고 가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작년보다 선수 구성도 좋다. 우승의 기운이 라스베이거스에 전해졌으면 좋겠다. 플레이오프에 꼭 나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박지수는 체력적인 부담을 묻는 질문에 “힘든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내 “체력적으로 힘든 건 누굴 탓할 수 없다. 제 꿈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후회 없이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