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3일 만의 8이닝 소화…던질수록 더 강해지는 '괴물' 류현진
2053일 만의 8이닝 소화…던질수록 더 강해지는 '괴물' 류현진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5.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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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일 샌프란시스코전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AFP 연합뉴스
류현진이 2일 샌프란시스코전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AF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또 한번 완벽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2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방문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5로 떨어졌다.

9회까지 1점밖에 뽑지 못한 야속한 타선 탓에 4승을 놓쳤지만,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으나 여러 수확을 얻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기록하며 원정 징크스, 부상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 6년 만의 8이닝ㆍ2G 연속 무볼넷, 무서운 괴물

선제점을 내준 1회를 제외하고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스티븐 두가, 타일로 오스틴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브랜든 벨트에게 희생 플라이를 내주고 실점했으나 이후 2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2회에는 선두 케빈 필라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브랜든 크로포드를 삼진, 얀게르비스 솔라르테를 3루수 병살타로 요리했다. 

3회, 4회, 5회는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6회에는 1사 후 두가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오스틴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3타자로 끊었다. 7회와 8회 역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핀 포인트’ 제구는 여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6개 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2경기 연속 무볼넷 행진. 올 시즌 35.1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3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볼넷은 단 2개만 내줬다. 경기 후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그야말로 미쳤다. 특히 그가 개막 첫 달에 사타구니 부상을 당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칭찬했다.

아울러 8이닝은 류현진의 올 시즌 소화한 한 경기 최다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8이닝 이상 마운드를지킨 것은 2013년 빅리그 데뷔 이후 통산 세 번째다.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고, 같은 해 9월 1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8이닝 2실점을 기록해 완투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무려 2053일 만에 8이닝을 책임졌다. 지난달 27일 피츠버그전(7이닝 2실점) 이후 2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투구를 선보이며 건강함을 증명했다
 
◆ 몸 풀리니 빨라진 속구ㆍ커터 대신 체인지업과 투심

이날 류현진은 1회초 시속 140km 초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좋았을 때 류현진은 시속 150km에 가까운 속구를 던진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느리고 밋밋하게 들어온 속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1회 1사 2,3루의 위기에 몰리자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구속이 146km로 올라갔다. 경기 중반에는 시속 149km 강속구를 뿌렸다. 

포심 패스트볼이 살아난 덕분에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투심의 위력도 함께 좋아졌다. 류현진은 지난달 3일 샌프란시스코와 시즌 첫 맞대결에서 포심(44.8%), 체인지업(26.4%)을 주로 던져 좋은 내용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서도 비슷한 레퍼토리를 가져갔다. 직구(35개)와 체인지업(26개), 투심 패스트볼(22개), 컷 패스트볼(15개), 커브(9개)를 섞어 올 시즌 최다인 107개를 던졌다. 커터를 줄이고 체인지업과 투심의 비중을 높인 공 배합이 주효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초반 3개의 삼진을 모두 체인지업으로 잡았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은 커터를 봉인하고도 빠른볼, 체인지업, 투심, 커브 등 팔색조 매력을 앞세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교란했다. 
 
◆ 범가너와 리턴매치서 완승

이날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범가너와 리턴 매치서도 완승을 거뒀다. 두 선수는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류현은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범가너를 상대한 이후 이날까지 벌써 9차례나 맞대결을 펼쳤다. 8차례 맞대결서 류현진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2.08, 범가너는 3승 4패 평균자책점 1.36을 기록했다.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류현진은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선발 대결에서는 승리했지만, 타석에서는 홈런을 맞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서는 류현진이 완벽하게 앞섰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범가네에게 판정승을 거뒀고, 타자로 만나서도 2번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설욕에 성공했다. MLB.com은 경기 후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 승부에서는 이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