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오빠, 검찰이랑 이걸로 거래해."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녀인 황하나 씨가 아동 및 원정 성매매 수배범인 A 씨에게 마약을 한 연예인 명단을 주면서 했다는 이야기다. 4일 오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황하나의 마약 스캔들을 다루며 그가 VIP 대접을 받았다는 클럽 버닝썬과 연결고리를 찾았다.

'버닝썬 논란'은 대표이사였던 빅뱅 전 멤버 승리를 시작으로 승리와 또 다른 주점을 함께했던 최종훈, 정준영, 그의 절친 로이킴, 에디킴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연루된 대형 사건이다. 불법 사진, 영상 촬영과 유포, 횡령, 경찰과 유착, 성매매, 마약, 폭행 등 수많은 혐의점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버닝썬의 주요 고객으로 불렸다는 황하나 씨가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을 지목하면서 연예계는 그야말로 큰 충격에 빠졌다. '황하나 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연루된 스타들이 더 나올지 모를 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몇몇 배우들이 버닝썬에서 마약을 한 게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추측으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것만으로도 충격적인데 대중을 상심하게 한 부분은 또 있다. '버닝썬 논란' 이후 각종 혐의로 줄줄이 호출되고 있는 스타들의 발언들이다.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부인했다가 혐의가 드러나면 은퇴를 선언하는 행태가 반복됐고, 잘못을 하고도 뉘우치지 않는 태도로 자신들을 지금까지 사랑한 대중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줬다.

마약 혐의 시인 후 연예계 은퇴한 박유천.

#1. 희대의 거짓말쟁이 된 박유천 "나 자신을 내려놓기 힘들었다"

황하나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연예인 A 씨로 박유천의 이름이 거론되던 지난 달 초. 박유천은 그 달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은 결코 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거짓말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결국 마약을 7차례에 걸쳐 투약했음을 자백한 박유천. 그는 지난 달 29일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며 "그 동안 나 자신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결백하다고 거짓말을 해 팬들은 물론 기자회견을 지켜본 모든 이들을 기만한 이유가 "나 자신을 내려놓기 힘들어서"였다니.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는 걸 왜 기자회견 전에는 몰랐을까. 아니면 혹시 인정하고 사죄하는 건 증거가 있을 때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횡령, 성매매 등 혐의 받고 있는 빅뱅 전 멤버 승리.

#2. '버닝썬 논란'의 중심 승리 "얼굴마담이었을 뿐, 나도 피해자다"

지난 해 한 방송에서 승리는 클럽 버닝썬, 일본식 라멘 가게 등 자신이 운영진에 이름을 올린 사업체들을 소개하고 "나는 다른 연예인처럼 이름만 빌려주지 않는다. 직접 사업한다"고 밝혔다. 이후 승리에게는 '위대한 승츠비'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는 연예계에서는 가수 빅뱅으로, 무대 밖에서는 능력 있는 사업가로 잘나간다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지난 해 11월 버닝썬에서는 이 모든 논란의 시발점이 된 손님 폭행 사건이 불거졌다. 약 두 달 뒤인 지난 1월 승리는 버닝썬의 대표이사직에서 이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승리 측은 입대를 앞둔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버닝썬은 경찰과 유착, 미성년자 출입, 탈세, 마약 유통 및 투약 등 수많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논란의 중심이다. 하지만 클럽을 경영하는 CEO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던 승리는 사건이 터지자 뒤로 숨어버렸다. 그는 지난 3월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나는 버닝썬 관련 회의에 참석해 본 적도, 직원리스트를 받아보거나 직접 급여 측정을 한 적도 없다. 정말 얼굴마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버닝썬이 탈세가 확실해진다면 나 또한 주주로서 피해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승리는 5월 현재 한국에 방문한 일본 투자자 일행을 위해 성매매 여성을 부르고 대금을 송금하는 등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클럽 버닝썬의 자금 2억 여 원을 자신이 운영하던 또 다른 주점인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로 지출했다는 횡령 혐의, 성매매를 하기 위해 호텔을 빌리고 이 숙박료를 자신의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3. 버닝썬 이문호 대표 "승리 카톡이 죄면 대한민국 남자 다 죄인"

승리가 버닝썬의 실질적인 대표라고 지목한 이문호 씨. 이 씨 역시 자신이 버닝썬의 틀을 짰으며 대표라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이 씨는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논란에서 화살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해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등에서 엑스터시 등 마약류를 10회 이상 투약한 혐의를 받아 구속된 상태다.

이 씨는 구속되기 전인 지난 3월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했는데, 이 때 클럽에서 여성들에게 속칭 물뽕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해 성폭행을 하고 클럽 내에서 마약을 유통했다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승리의 3년 전 카톡 내용이 죄가 된다면 대한민국 남성들은 다 죄인 아닌가. 그리고 성매매가 이뤄진 것도 아니고 장난친 것만으로 이렇게…"라고 주장,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승리와 정준영 등이 속한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서는 불법으로 촬영된 사진, 영상물이 다수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은 성폭력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돼 10일 첫 재판을 받는다. "대한민국 남성들은 다 죄인"이라던 이 씨는 이 대화방에서 일어난 대화 내용을 자세히 몰랐던 걸까 아니면 정말 알면서도 '이 정도가 무슨 죄'라고 생각했던 걸까. 안타깝게도 승리 역시 이 같은 대화 내용에 대해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사적인 대화로 인해 실추된 내 이미지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자신의 발언으로 실추된 이미지야 자신의 업보라지만, 남의 대화에 언급되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찍힌 사진이 유포된 여성들의 피해는 누구의 업보인가.

음주운전 했던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4. '음주운전 무마' 최종훈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승리와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 역시 논란의 화살을 피해갈 순 없었다. 그는 승리, 정준영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 있었다는 것 외에도 지난 2016년 음주운전을 한 뒤 경찰에게 청탁을 해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입막음을 했다는 의혹,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실제 최종훈은 지난 2016년 2월 서울 이태원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 원의 벌금과 100일의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이 사실을 대중에겐 숨기고 연예계 활동을 지속했다. 그는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소속사를 통해 "두려움에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멤버라고 생각해 조용히 넘어가고자 소속사에 알리지 못 하고 스스로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된 점에 대해 많은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그는 승리, 정준영 등이 있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음주운전으로 걸렸으나 적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게 됐다는 내용을 올리며 경찰이 자신의 뒤를 봐줬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종훈을 단속했던 경찰관은 최종훈으로부터 입막음의 대가로 200만 원을 제안 받았다는 진술도 했다.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멤버라고 생각해 조용히 넘어가고자 했다는 사람치고는 대담한 뇌물공여의사표시를 보였던 셈이다.

앞서 음주운전은 맞지만 경찰에게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던 최종훈은 최근 불거진 집단 성폭행 논란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해 여성들과 술자리를 함께한 적은 있지만 성관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의 말이 진실인지는 조사를 통해 밝혀내야할 일이지만,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일단 부인부터 하고 봤던 선례들이 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작용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양치기 소년의 말은 진실이라도 믿는 이가 없는 법. 자승자박이다.

사진=임민환 기자, 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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