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거래량 급감에…국제 시세가 더 비싼 ‘역프리미엄’ 발생
비트코인은 690만원 돌파…연중 최고점 또 경신
비트코인이 690만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에서 국제 시세가 국내 시세를 웃도는 ‘역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사진=pixabay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이 690만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에서 국제 시세가 국내 시세를 웃도는 ‘역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며 국내 거래소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결과 한때 횡행했던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추세다.

◆ 한때 500만원 웃돌던 ‘김프’가 사라졌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7% 오른 5922.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은 전세계 400여개 거래소의 가상화폐 시세를 종합 분석해 평균시세를 제공한다. 이 시각 KEB하나은행 기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국제 비트코인 평균 시세는 약 692만원 수준이다.

특이한 점은 국내 거래소보다 해외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가 더 높게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비트코인의 경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는 해외 시세보다 비싼 프리미엄이 존재했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2549만원까지 치솟은 지난해 2월 7일 국제 비트코인 시세는 1만7000달러대로 약 18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약 500만원에서 700만원 정도의 김치 프리미엄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김프’가 아닌 ‘역프’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국내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68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해외 거래소인 비트피넥스(Bitfinex), 네고시코인스(Negocie Coins), ZBG 등에 비트코인은 각각 6234달러(약 728만원), 6196달러(약 724만원), 5943달러(약 694만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7일 오후 2시 기준 국내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국제 시세보다 저렴한 68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 국내 거래량 감소에...가상화폐 시세도 동반 하락

역프리미엄 현상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가상화폐 거래는 매수와 매도가 일치하는 순간 이뤄진다. 그만큼 거래량이 많은 거래소에선 시세가 올라가기 쉬운 구조다. 실제로 네고시코인스와 ZBG 거래소는 거래량 기준 5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거래량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4대 거래소’로 꼽히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중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거래소는 지난해 실적 급감을 겪었다. 가상화폐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며 거래소 보유 가상화폐의 시세가 크게 하락한데다 매출의 대부분을 견인하던 거래수수료가 줄어든 것이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거래수수료가 줄었다는 건 그만큼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는 방증이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달러 환율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 시세는 달러 환율에 민감한 만큼 달러 가격이 오르면서 국제 시세를 끌어올렸고, 상대적으로 국내 시세가 저렴해졌다는 것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환전에 드는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국제 시세가 국내 시세보다 크게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비트코인, 690만원 돌파…연고점 또 경신

한편 비트코인은 지난 4일 5883달러까지 오른 뒤 이날 5948달러까지 오르며 60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5900달러 위로 올라선 건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이른바 ‘만우절 해프닝’으로 시작된 가상화폐 상승장이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등이 가상화폐 결제 플랫폼 구축 사업 게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호재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지난 2일(현지시각) 마스터카드 등 금융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브라’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 IB 최초로 JP모건은 자체 가상화폐 ‘JPM코인’ 발행 소식을 알렸으며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가상화폐 수탁 서비스를 오픈했다. 일본 이커머스 업체 라쿠텐 역시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진출하는 등 국내외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대기업그룹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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