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홈플러스리츠, 바디프렌드, 현대오일뱅크 등 연달아 IPO 무산...증권사선 인재 유출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증권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魚)'들이 연달아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상장 일정을 연기하면서 증권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형 IPO 주관을 통해 상장수수료 수익을 올림은 물론 신규고객과 청약자금 유치 등의 부수적인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상장 계획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될 경우 이는 곧 IPO 부문의 실적 둔화로 이어진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를 맡았던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우려는 해당 분야의 인재 유출로 나타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NH투자증권에서 핵심인력이 이탈하고 있다.

10여년 이상 NH투자증권의 IPO 부문을 이끌어왔던 조광재 ECM본부장이 작년 말 회사를 떠난데 이어 ECM2부의 하진수 이사 마저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 이사는 올해 초 SK바이오팜과 카카오페이지라는 두마리 '대어'를 모두 잡아내며 NH투자증권의 위상을 드높였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페이지 모두 1조원 이상 규모의 IPO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말께 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안에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내년 초 미국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IPO 진행은 FDA 허가 시점을 전후한 시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카카오페이지 역시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 IPO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으로 IPO가 진행될 경우 카카오 계열사 중 최초 상장이 된다.

하지만 최근 대형 IPO가 연이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고 있어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IPO 주관사가 선정됐지만 올해 안에 상장될 거란 보장은 없다"며 "최근 시장 상황도 그렇고 IPO 시장의 변수가 많은 만큼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IPO 시장은 지난해 3조원 규모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역시 상반기 대형 IPO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수요부진, 거래소 심사 미승인 등 여러 이유로 IPO 계획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연기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리츠와 바디프렌드, 현대오일뱅크, 이랜드리테일, 교보생명 등 올해 기대를 모았던 IPO 대어들의 향후 일정은 불확실한 상태다.

홈플러스리츠는 앞선 수요 예측 이후 투자수요 부진 등 흥행 실패를 우려해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 홈플러스 대형마트 매장 51개의 점포로 구성된 부동산투자회사다. 국내 리츠 가운데 최초로 조 단위 IPO가 예상됐지만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회사측의 기대치를 밑돌아 상장을 취소했다. 최근 침체된 IPO 시장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바디프렌드는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 결과 미승인을 통보받았다. 국내 안마의자 업계 1위인 바디프랜드는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IPO 규모만 2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고용노동법 위반사항 적발, 국세청 조사 등 경영 투명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국내 정유 3사 중 한 곳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에 지분 17%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IPO 계획이 연기됐다. 특히 지분 매각에 따른 대금지급 완료 시점이 올 4분기로 예상돼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IPO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한 상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IPO 계획을 연기했으며, 교보생명 역시 재무적투자자(FI)와의 분쟁으로 인해 IPO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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