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수찬 / 네오스엔터테인먼트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연예인이라고 해서 모두 태어났을 때부터 스타가 아니다. 대부분의 스타들은 아역으로 또는 진로를 결정할 시기에 연예계에 입문해 역량을 키웠다. 다만, 특별한 케이스도 존재한다. 일부 배우들은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연예계에 뛰어들었다. 배우 허성태, 배윤경, 박수찬, 진기주, 표예진 등이 바로 그렇다. 이들은 비록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오히려 작품 속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뒤늦게 연예계에 입문한 만큼 마음속 깊이 갖고 있던 끼를 무한 방출하며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직업 전향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도전하는 경향이 높아진 요즘, 한때는 탄탄한 대기업에 몸담았던 회사원이었지만 지금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활보하고 있는 스타들을 조사해봤다.
 

배우 허성태 / 임민환 기자

■ 허성태·진기주·박수찬 등
35살에 연기자로 데뷔한 허성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 LG 전자 해외영업부 '판매왕'이었다. 대우조선해양 기획조정실 소속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과장 진급을 앞두고 SBS '기적의 오디션'(2011)이라는 공고를 보았고, 문득 어린 시절 꾼 배우의 꿈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다음날 참가 신청서를 낸 허성태는 결국 연봉 7000여만원을 받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배우로서의 새로운 2막을 열었다. 오디션을 통해 탑 5에 든 허성태는 그제서야 웃으며 가족들의 얼굴을 봤다. 번듯한 직장을 뒤로하고 마치 운명처럼 연예계에 뛰어든 허성태는 늦은 나이에도 굴하지 않았다. 영화 '광해'(2012) 단역으로 충무로에 입성한 뒤 '밀정'(2016), '범죄도시'(2017) 등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펼쳐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스크린을 넘어 브라운관에서도 KBS 2TV '마녀의 법정'(2017), tvN '크로스'(2018),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2018)로 시청자들을 만났으며, 현재는 MBC '이몽'에서 일본 경찰인 마쓰우라 히로 경부로 열연 중이다.

배우 진기주 역시 허성태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을 택한 스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배우가 벌써 세 번째 직업이다. 중앙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와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진기주는 졸업 후 삼성 SDS에서 IT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하지만 신문 기자로도 꿈이 있던 진기주는 꿈의 직장을 그만두고 2012년 G1 강원민방에서 수습기자로 새롭게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또 한 번 퇴사를 결심했다. 이후 TV를 통해 접한 '제23회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지원했고, 올리비아로렌상을 거머쥐면서 자연스럽게 연예계로 발을 디뎠다. 지난 3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한 진기주는 "슈퍼모델에 지원했는데, 어느 날 연기가 하고 싶더라. 그 대회가 전형적인 모델 모집뿐만 아니라 연기자, 가수도 할 수 있다고 해 도전하게 됐다"며 "그런데 주변에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진기주는 데뷔 후 금방 주연 자리에 올라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 JTBC '미스티'(2018), MBC '이라와 안아줘'(2018)에서 여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지난 6일부터는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에서 김영광과 새롭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배우 박수찬도 대기업 출신 연예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연예계 데뷔 전 효성그룹 노틸러스 효성 기구설계팀 소속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릴 때 꾼 배우의 꿈을 포기 못한 그는 결국 꿈을 이루고자 사표를 던졌고, 곧장 연기 학원에 달려가 등록했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중간중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견뎌냈다. 2010년 연극 '아 유 크레이지'로 데뷔해 이후로도 꾸준히 연극, 드라마, 광고 등 작품에 출연한 박수찬. 남들보다 늦다고 해서 조급해하지 말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그는 "꿈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차근히 연기자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 뒤처지더라도 제대로 배워 나만의 연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진기주 / 임민환 기자

■ '자양분이 된 사회생활'
허성태, 진기주, 박수찬 외에도 배윤경, 표예진 등 여러 배우들이 대기업을 포기하고 연예계로 들어왔다. 늦은 나이에도 새로운 길로 들어선 이들은 감춰진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금세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좀 더 빨리 용기를 냈어도 좋았겠지만, 오히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은 모든 것이 자양분 돼 지금의 이들을 있게 했다는 것이 평론가의 생각이다.

김성수 문화 평론가는 "이들이 금세 스타성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평론가는 "어렸을 때 뭣도 모르는 상황에서 상상을 통해서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배우 보다 가슴 속에 연기 등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는 상태에서 꾸준히 준비하면서 동시에 사회 경험을 한 사람들이 금방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한다. 그동안 경험한 것들이 자양분 돼서 더 깊이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학창시절이나 어릴 때 꿈을 품고 있던 이들이 특정한 상황 때문에 좌절했다가 뒤늦게 자신의 길로 들어선 경우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 그만큼 열정이 있다는 것이고, 열정이 있다는 건 그만큼 준비도 해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들이 자양분 되니까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좋은 성과를 보게 되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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