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9.8% 유전자변이 진단·일반 염색체검사검사 검출률 6.2% 대비 월등
김명신 교수팀, 국내 6개 대학병원 유전질환 600여명 환자 대상 첫 대규모 연구발표
‘정확하고 신속한 치료 위해, 일차적 검사항목 도입 필요’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발달장애 등 선천성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최신 기법인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Chromosomal microarray analysis, CMA)’ 검사가 선천성 질환 진료에 유용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명신 교수/제공= 서울성모병원

임상적 유용성을 규명하기 위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센터장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 교수) 등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발달장애, 자폐 등 선천성 유전질환으로 진단된 600여명의 환자와 주치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첫 대규모 연구다.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는 주로 발달장애, 특발성 지적장애, 자폐, 선천성 기형이 있는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분자유전 검사로, 기존 일반 핵형검사로 발견하지 못하는 유전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상 환자에 대한 일차적 검사로 일반염색체검사인 핵형검사만을 시행하고 있다.

유전진단검사센터는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박주현,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교수팀과 함께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 등에서 발달장애, 특발성 지적장애, 자폐, 다발성 선천성 기형으로 내원한 712명(환자 617명, 95명의 가족구성원)에 대해 일반 핵형검사와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를 시행했다. 환자의 77%인 472명은 5세 이하였고, 그 중 남아가 60.3%였다.

그 결과,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를 받은 환자 중 19.8%인 122명에서 질병 관련 유전자 이상이 발견돼 일반 핵형검사만 단독으로 시행할 경우의 검출률인 6.2%에 비해 매우 높은 진단 검출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대상환아 중 10.5%인 65명에서는 질병원인 유전자 이상이, 9.2%인 환아 57명에서는 질병과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유전자 이상이 검출됐다.

그 외 51명에서는 아직까지 임상적 의미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은 미분류변이(Variants of unknown significance, 8.3%)가 발견됐다. 16번 염색체 단완 근위부의 미세 결실 (16p11.2 microdeletion)이 35명의 환자에서 검출돼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고 그밖에 프래더윌리증후군(Prader-Willi Syndrom), 15번 염색체 장완 중복(15q11-q13) 순으로 발견됐다.

센터는 또한 검사를 의뢰한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주치의에게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 결과가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39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진행였다. 그 결과, 다른 임상과에 협진 의뢰 86.0%, 추가적 영상 검사 83.3%, 지속적 추적 검사 75.0%, 약물 처방 67.3% 등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 결과가 임상진료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김명신 교수는 “이번 대규모 임상 연구결과로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가 일반 핵형검사 보다 높은 진단 검출률을 보였고, 임상적 의의도 규명됐기 때문에 일차적 검사로 확대 시행된다면 향후 유전질환의 진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천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임상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원인 유전자 이상을 정확하게 찾아내 조기에 진단하면 발달지연을 조기에 진단해 소아 재활치료를 조기에 적극 실시하는 등 환자 개개인에 맞춤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및 삼광의료재단의 연구기금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영문학술지(Annals Laboratory Medicine) 2019년 3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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