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잡겠다는 3기 신도시…강남 집값엔 영향 미미할 듯
서울 집값 잡겠다는 3기 신도시…강남 집값엔 영향 미미할 듯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5.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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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 고급 유효수요 분산 유도에 한계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수도권 주택 30만가구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및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김현미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장덕천 부천시장.(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수도권 주택 30만가구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준 고양시장과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김현미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장덕천 부천시장.(사진=연합뉴스)

정부가 3기 신도시 추가 택지지구를 '기습 발표'한 배경을 두고 최근 꿈틀거리는 서울 집값 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추가 택지지구 계획도 집값 안정을 유도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서울의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강남권과 한강변 등의 유효수요를 분산할 만한 서울 내의 택지개발이 미미하고, 주택 공급물량의 대다수가 경기권에 치중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를 통한 집값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선 해당 지역의 자족능력을 강화하고, 사통팔달이 우수한 이른바 '목 좋은 곳'의 지속적 택지공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추가 택지지구 발표를 두고, 집값 안정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추가 택지지구로 '고양 창릉·부천 대장'을 선정하고 이곳에 5만8000가구, 서울 및 경기도 등에 5만2000가구를 조성해 총 11만가구를 공급한다는 '3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3기 신도시 추가 택지지구 발표는 다음 달로 관측됐으나, 국토부는 예상보다 두달여 앞당겨 발표했다. 이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호가 재반등의 움직임이 보이자 취한 조치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해석이다.

그러나 이번 신도시 추가 발표 역시 서울 집값 안정에 기여하기에는 '역부족'이거나 역할이 다소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끄는 강남권과 한강변 등의 고급유효수요를 분산시킬 만한 서울 내 택지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가 지정된 고양 창릉·부천 대장도 서울권역 거주자들에겐 달갑지 않은 입지다.

3기 신도시 위치도.(자료=국토부)
3기 신도시 위치도.(자료=국토부)

실제 서울 공급량은 3기 신도시 총 30만가구 계획 중 4만가구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번 3차 추가 발표에서도 서울에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를 비롯해 마곡R&D센터, 고덕강일 주차장, 구의자양 재정비촉진1구역 등 1만여가구를 조성하는데 그쳤다. 더군다나 이들 지역은 똘똘한 한 채 경향이 강한 현재 부동산 시장에선 강남권에 비해 매력이 떨어져, 수요분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 알짜지역의 소규모택지개발이 병행될 예정이지만 그 수가 미미하다"며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지속되고 이들 지역이 집값 움직임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고급유효수요 분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내 일자리가 다수 포진돼 있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 잡기에는 역부족이라 할 수 있다"며 "외려 외곽에서 도심으로 진입하기 위해 발생하는 교통체증과 교통유발로 주민 반발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를 통한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택지공급 방안 마련과 해당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내의 택지 공급으로 서울 집값 움직임을 주도하는 강남권 등의 고급유효수요를 분산하고, 3기 신도시 내 기업이 장기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수요자들을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는 단순한 주택공급으로는 수요분산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수요분산을 위해 서울 내 우수한 택지를 공급하고, 장기적인 기업 정착을 위한 정책을 펼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수요자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하반기 풀리는 수십조원의 대토보상금이 '집값 잡기'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급이 확정되면서 시중의 유동자금이 토지 및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격앙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만 해도 전국 토지보상금 규모가 25조원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온 상황이다. 이는 최근 3년 평균의 2배가 넘는 금액이며,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 등으로 34조8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최대치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당장 부동산 시장으로 보상금이 유입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현재 금리나 여러 제반사항을 봤을땐 하반기 부동산 시장상황에 따라 보상금이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 대토보상 등 토지 보상 방식을 다양화해 부동산 시장 자금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