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반복되는 전산오류에도 변수가 다양해 재발 방지 어려워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 장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온라인 주식거래가 지연되는 사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7일 미래에셋대우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일부 고객들이 주식 투자에 불편을 겪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8분께 MTS 접속 장애로 주문 처리가 지연돼 일부 고객의 주식 거래가 차질을 빚었다. 이 장애는 9시 58분께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거래하지 못했다.

원인은 지난 주말 있었던 업데이트였다. 회사측 관계자는 “주말에 MTS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특정 서버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해당 서버를 통해 MTS에 접속한 일부 고객의 주문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장애로 불편을 겪거나 손해를 본 고객에게 적절한 절차를 거쳐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접속 장애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주문한 고객들에게는 온라인 수수료를 적용하고 주문 지연으로 인해 손해를 본 경우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 규정에 근거해 보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온라인주식거래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0월에도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후 오류가 발생하며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 접속장애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한화투자증권의 전산시스템 일부에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는 오전 9시 11분부터 56분까지 45분 동안 이어졌다. 주식거래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나 채결 통보가 지연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월 28일에는 KB증권의 전산시스템이 말썽을 부렸다. 오후 3시 10분께 일부 고객의 HTS, MTS 등에서 시세조회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오류 발생 20분이 지난 3시 30분에 오류를 해결했고 매매거래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증권사들의 전산 오류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진 바가 없어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만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산오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최근 인수·합병을 진행한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서로 다른 (전산) 체계로 관리되고 있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증권사 간의 인수·합병으로 통합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변수가 워낙 다양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증권사들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러한 사태에 대비해 오프라인 거래 시 온라인 수수료 적용, 지점 또는 콜센터 안내 등 상황에 맞는 보상 규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전산 오류를 해결하게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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