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국에서 성장세, 신흥국에선 실적 부진
인도, 중국시장에서 신차 발표 '반등'노리나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과 신흥국에서 상반되는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서 2년만 점유율 최고치를 달성한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은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와 체질 개선이라는 칼을 빼 들며 글로벌 무대, 특히 신흥국 시장에서 엔진 속도를 가속하려고 준비중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시험대이다. 정 부회장이 그래서 발빠르다.

'2019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윤중관 둥펑위에다기아 마케팅실장 상무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 차량은 기아자동차가 이날 처음 공개한 중국 전략형 신차 '올 뉴 K3'./사진=기아자동차

◆ 칼바람 불던 4월 성적표... 중국 ‘빨간불’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날 달 중국 성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부진했다.

현대차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4월 중국 소매 판매는 4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감소했다. 더불어 기아차 합작사인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난달 중국 소매 판매도 2만4000대로 19%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중국 소매 판매는 모두 7만대로 작년 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부진한 중국 성적표와 중국 정부의 환경 정책 등으로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베이징 1공장을 폐쇄했다. 더불어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역시 가동률 부진으로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서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제2의 중국’으로 인도를 점찍었다. 하지만 인도 역시 최근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인도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인도 승용차 내수 판매는 △1월 -1.87% △2월 -1.11% △3월 -2.96% 등 1분기 내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현대차 인도법인 판매실적은 13만3263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3만8022대)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지난 달엔 내수시장에서 4만2005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4월 미국 시장 합산 점유율은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8.2%를 기록하며 2017년 4월(8.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현대차는 4.3%, 기아차는 3.9%로 전월보다 각각 0.4%포인트씩 상승했다. 지난해 보다는 0.2%포인트씩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9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차량은 현대차가 이날 처음 공개한 중국 전략형 SUV 신형 ix25./사진=현대자동차

◆ ‘체질 개선, 신차’ 카드 뽑았다... 반등 가능할까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중국과 인도 공장을 방문하며 구조조정을 점검하고 신흥 승부처 굳히기에 나섰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6일 베이징현대차 1공장을 둘러봤다. 실적 부진으로 공장 폐쇄가 예정된 때 방문한 것으로 구조조정 현안을 들여다보고 중국 시장을 분석해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9일에는 인도 현대차 첸나이 1·2 공장과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을 방문했다.

동시에 '2019 상하이모터쇼'를 기점으로 '신차'를 선보이며 재도약을 점치고 있다. 전시회에서 현대차는 중국 전략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ix25'와 '중국형 신형 쏘나타' 등을 최초 공개하며 중국 시장에서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 전략형 신차 '올 뉴 K3'를 선보였다.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공장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종합적인 활용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판매중심의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현지 대응책을 마련하며 브랜드 가치 향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친환경차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원가경쟁력 강화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역시 신차 투입으로 ‘턴오버’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오는 21일 글로벌 엔트리 SUV인 ‘베뉴’를 인도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소형차를 선호하는 인도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출시다. 베뉴는 올 10월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2일(현지시각)부터 온라인 사이트와 딜러를 통해 '베뉴'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하루 동안  2000대가 계약되며 '대란'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베뉴는 현대차가 처음 선보이는 '스마트 커넥티드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현대차는 베뉴에 '블루링크' 기술을 적용해 33개 인공지능·초연결 기능을 확보했다. 그 중 10가지는 오직 인도시장만을 위한 기능이다. 

더불어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인도 최대 차량호출업체인 올라(ola)와 총 3억 달러(약 3384억원) 어치를 투자하는 계약을 맺는 등  인도 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