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오롱 티슈진, 신장유래세포 사실 2년 전 인지 정황 드러나
업계 “대국민 사기극‘ 환자단체, 경찰 수사 촉구
식약처, ‘사태심각’ 현지 실사 통해 철저히 확인하겠다 밝혀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사진=코오롱생명과학 제공

[한스경제 임세희 기자] 코오롱그룹의 기본적 신뢰도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세포성분이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2년 전 인지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 후폭풍이 메가톤급  파장을 낳고 있다. 

그룹 신뢰도에 대한 규명은 차후 따져볼 사안이지만 당장 주식시장에서 관련 종목들 주가가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급기야 주주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은 집단소송을 제기중이다.  코오롱측도 당초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에서 물러나 일본 제약사에게 해당 품목의 수출건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이래저래 신중한 태도이다.

8일 종가 기준으로 코오롱티슈진은 사태 발생후 주가가 4만원대에서 1만원대로 쪼그라들었고 코오롱생명과학도 8만 원대에서 3만 원대로 크게 내렸다.

◆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주성분 바뀐 것 이미 2년 전 인지... 홈페이지 공식 입장문 기재

코오롱 티슈진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인보사의 위탁생산 업체인 론자(Lonza)가 자체 내부 기준으로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대해 STR 위탁 검사를 통해 2액이 293유래세포이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지했다.

공시에 따르면 코오롱 티슈진은 인보사의 2액이 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을 이미 2년 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건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 타나베와 소송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6년 미쓰비시 타나베와 5000억 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수출 계약 1년 후인 2017년 12월 미쓰비시 타나베는 계약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미쓰비시 타나베가 론자의 STR 검사에서 2액이 293유래세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내용을 계약 취소 사유에 추가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업계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셈이고, 알고 있었는데도 은폐했다면 ‘대국민 사기극’에 준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코오롱 티슈진은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입장문을 통해 "2017년 회사의 위탁생산업체에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을 실시해 인보사의 2액이 신장세포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와 관련해선 이번 달에 예정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30일 소비자단체가 고발장을 접수하러 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뿔난 소비자단체, 검찰 수사 요구... 이에 투여환자 단체소송도 본격화될 예정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알았으나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여태껏 몰랐다는 해명에 ‘고의적 은폐’가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환자단체도 나서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단체연합회(환자단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를 고의로 은폐했는지 경찰의 강력 수사를 촉구했다.

환자단체는 지난 7일 코오롱생명과학의 고의적 은폐 행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의 직무유기를 수사, 감사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코오롱생명과학은 고의적 은폐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허가받지 않은 다른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을 제조 판매한 약사법 위반죄·사기죄·공문서위조죄 등 혐의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들의 집단 소송까지 본격화될 예정이다. 8일 법무법인 오킴스에 따르면 인보사를 제조·판매한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환자는 현재까지 1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오킴스는 이달 중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오킴스는 국내에서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가 총 3707명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 소송 참여 환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더불어 지난 달 30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식약처를 직무 유기 혐의로 조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소비자주권은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이 피해를 본 환자들을 구제하는 방법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외관/사진= 연합뉴스

◆ 심각해진 식약처 “인보사 주세포 인지시점 철저히 조사”

이에 식약처는 2년 전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는 부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응이다.

식약처는 오는 20일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과 인보사 제조용 세포주 제조와 보관을 담당하는 현지 위탁 생산 업체 등을 방문을 해 코오롱생명과학 측 주장과 의혹을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다. 이어 인보사의 향후 결과는 5월 말에서 내달 초쯤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승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과장은 "인보사의 세포 성분 변경 과정 및 인체 유해성에 대해서 식약처 조사를 예정대로 이어가겠다"며 "미국 코오롱티슈진 현지실사 등을 진행해 5월 말이나 6월 초에 조사결과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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