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교 투신 기도' 모녀 맘 바꾼 말 한마디, "OO아"
'울산대교 투신 기도' 모녀 맘 바꾼 말 한마디, "OO아"
  • 조재천 기자
  • 승인 2019.05.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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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교 투신 기도' 소동, 7일 오후 발생
경찰이 딸 이름 부르자 분위기 달라져
울산대교 투신 기도 사건. 7일 오후 울산대교에서 투신 소동을 벌인 모녀가 5시간 만에 구조됐다. /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울산대교에서 투신하려던 모녀가 마음을 돌린 것은 위기 협상 요원의 공이 컸다.

7일 오후 '울산대교에서 두 사람이 뛰어내리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울산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이 출동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위기협상팀 김유미 경장이 두 모녀를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김 경장은 앞서 현장에 도착해 모녀를 설득하고 있던 울산 동부경찰서 소속 손영석 경위와 함께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말을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엄마의 “힘들다”는 말뿐이었다. 김 경장은 “당시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녀가 매우 불안한 상태라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위기협상팀 요원 김치혁 경장은 모녀가 타고 온 차량에서 수첩을 발견했다. 수첩에는 모녀와 아버지 등 가족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김유미 경장은 딸의 이름을 확인한 뒤 조심스레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전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딸은 흠칫 놀라며 김유미 경장을 쳐다봤다. 김 경장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족 여행을 갔던 이야기 등을 꺼내며 2m 이내로 다가갔다. “내일 어버이날인데 가족들끼리 맛있는 것 먹으러 가야 하지 않느냐”는 김 경장의 말에 딸은 난간을 넘어 울산대교 안쪽으로 들어왔다.

딸은 엄마에게 “엄마, 나 이제 괜찮아”라고 말했고, 뒤이어 엄마도 안정을 찾고 손 경위의 부축을 받아 대교 안쪽으로 넘어왔다. 무려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위기 상황이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김유미 경장은 “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거리가 좁혀졌다. 모녀가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이들을 살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모녀가 살아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두 모녀는 이날 오후 4시 32분쯤 울산대교 동구 방향 2번 지점에 타고 온 승용차를 세운 뒤 다리 난간을 넘어 60m 높이에서 투신을 기도했다. 이들은 구조된 이후 저체온증을 보여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경찰은 모녀가 투신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가족 내부 문제라며 생활고 때문은 아니라고 전했다.